[게임 리포트] 쉬지 않고 달린 김단비, 쉬지 않고 이긴 우리은행

손동환 2022. 12.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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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180cm, F)는 쉬지 않고 달렸다.

아산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에서 청주 KB스타즈를 79-66으로 꺾었다. 12연승을 질주했다. 15승 1패로 단독 1위 유지. 2위 용인 삼성생명(10승 5패)과 4.5게임 차로 벌렸다.

우리은행은 2021~2022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은행답지 않은 허술한 조직력이 문제였다. 주축 자원들이 2021년 여름 대표팀 차출로 인해 합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과 선수단 모두 이를 고민했다. 숱한 소통과 수정 작업을 거쳤다.

우리은행은 점점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보여줬다. 정규리그 2위로 2021~2022시즌 종료. 4강 플레이오프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꺾었다. 그러나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체력과 전력의 열세 때문에 청주 KB스타즈를 넘지 못했다.

2021~2022 시즌이 끝난 후, 우리은행은 ‘우승’을 위해 움직였다. FA(자유계약) 최대어였던 김단비를 영입했고, 고아라(180cm, F)-노현지(176cm, F)-이재원(170cm, G) 등을 데리고 왔다. 이전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우리은행은 실제로 달라졌다. 한층 강해졌다. 김단비의 힘이 크다. 공수 모두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준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며 김단비의 역량을 크게 생각했다.

김단비가 가세한 우리은행은 11연승을 질주했다. 그러나 암초가 우리은행을 막았다. 우리은행의 또다른 중심인 박혜진(178cm, G)이 발바닥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경기 전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쉬게 할 것”이라며 박혜진의 결장을 예고했다.

김단비의 공수 움직임이 더 중요해졌다. 공수에서 자신과 시너지 효과를 냈던 박혜진이 빠졌기 때문이다. 김정은(180cm, F)과 박지현(183cm, G) 등이 있다고는 하나, 박혜진의 부재는 컸다. 게다가 상대는 박지수(196cm, C)가 돌아온 KB스타즈.

김단비는 김민정(181cm, F)을 막되, KB스타즈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살폈다. 코트 밸런스에 집중했다. 공격 역시 마찬가지였다. 볼 핸들러의 반대편에서 KB스타즈 수비의 시선을 분산했다. 볼 없는 움직임으로 동료들의 움직임을 살려주기도 했다.

또, KB스타즈가 두 명의 단신 가드(허예은-심성영)를 동시에 활용하자, 김단비는 높이의 우위를 활용했다. 몸싸움에 이은 자연스러운 포스트업이나 엔트리 패스로 KB스타즈 수비 진영을 괴롭혔다.

볼 없는 공격 움직임과 넓은 수비 범위, 공수 리바운드로 몸을 달군 후, 2쿼터 초반부터 공격력을 보여줬다. 2쿼터 시작 후 1분 17초가 지났을 때, 김단비는 속공 참가 후 3점슛으로 우리은행의 상승세를 만들었다. 우리은행은 32-21로 달아났다. KB스타즈의 전반전 마지막 타임 아웃도 유도했다.

박지수가 코트로 나왔을 때도, 김단비는 침착했다. 3점 라인 부근으로 박지수를 끌어냈고, 베이스 라인으로 침투하는 최이샘(182cm, G)한테 바운스 패스. 최이샘은 리버스 레이업으로 김단비의 패스를 마무리했다. 이는 우리은행의 2쿼터 마지막 득점이 됐다. 우리은행이 44-36으로 앞서는 득점이기도 했다.

김단비는 3쿼터에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첫 미드-레인지 점퍼를 실패했지만, 속공 가담 후 3점포로 우리은행을 신나게 했다. 또, 적극적인 손질로 김민정의 턴오버를 유도한 후, 단독 속공을 해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3점. 3쿼터 시작 후 3분 14초 동안 8점을 퍼부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활약에 힘입어 KB스타즈와 간격을 벌렸다. 54-38로 달아났다. 그리고 김단비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볼 없는 스크린과 돌파에 이은 패스, 경기 템포 조절 등으로 동생들의 득점을 도왔다.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순간 폭발력 때문에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단비는 경기 종료 3분 5초 전까지 한 번도 쉬지 않았다. KB스타즈가 백업 멤버를 대거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김단비는 쉬지 않고 달렸다. 그 대가는 꽤 달콤했다. 팀의 12연승이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우리은행이 앞)
- 2점슛 성공률 : 약 55%(21/38)-약 56%(19/34)
- 3점슛 성공률 : 40%(10/25)-약 22%(5/23)
- 자유투 성공률 : 87.5%(7/8)-81.25%(13/16)
- 리바운드 : 27(공격 9)-27(공격 7)
- 어시스트 : 24-14
- 턴오버 : 7-6
- 스틸 : 6-7
- 블록슛 : 1-1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아산 우리은행
- 김단비 : 36분 55초, 20점(3점 : 3/4) 10리바운드(공격 5) 5어시스트 1스틸
- 최이샘 : 25분 9초, 19점(2점 : 8/10) 7리바운드(공격 4) 2어시스트 1스틸
- 박지현 : 38분 23초, 18점(3점 : 3/6) 10어시스트 2리바운드 2스틸
- 고아라 : 26분 18초, 14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2. 청주 KB스타즈
- 김민정 : 28분 6초, 15점(1Q : 9점) 4어시스트 2리바운드(공격 2) 1스틸
- 김소담 : 31분 8초, 13점 8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
- 심성영 : 25분 21초, 10점(2점 : 4/5) 2리바운드 2어시스트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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