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영끌’ 모든 자산 폭락 [헤럴드 뷰]

2022. 12. 2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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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영끌 투자'에 나섰던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역풍을 맞았다.

MZ세대 잔혹극은 주식시장과 가상자산시장은 물론이고 부동산, 미술시장까지 거의 모든 자산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시장이 뜨거울 때 '단타' 거래를 통해 자산 증식의 효과를 봤던 MZ세대가 급랭한 시장 분위기 속에 산 가격 아래로 팔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거래에 나서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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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株 시총 최대 80% 줄어
비트코인 가격도 64% 떨어져
영끌 많았던 노도강 집값 급락세
‘단타’ 거래 미술 컬렉터도 사라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영끌 투자’에 나섰던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역풍을 맞았다. 팬데믹발(發) 경제위기를 피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시장에 풀며 넘쳐나게 된 유동성 덕분에 달콤한 수익을 취했던 MZ세대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매파(긴축 선호)’ 정책으로 수익은커녕 막대한 빚더미에 앉았기 때문이다. 고(高)금리 정책은 MZ세대의 자산 증식이란 꿈을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만들고 있다.

MZ세대 잔혹극은 주식시장과 가상자산시장은 물론이고 부동산, 미술시장까지 거의 모든 자산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비상장株, ‘5분의 1’ 토막까지…가상자산 폭락에 눈물=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에 불어닥친 한파의 영향으로 예비 상장종목으로 꼽히는 비상장주(株)가 된서리를 맞은 가운데 가장 큰 피해자가 MZ세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최근 비상장주식 거래에 적극 나서며 ‘큰손’으로 떠올라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12월 K-OTC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18조3676억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월(약 34조4214억원)보다 48.5% 감소했다.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K-OTC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제도권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이다.

주요 비상장사들의 연초 대비 주가하락률을 살펴보면 간편결제 플랫폼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73.6%나 떨어졌고, IPO를 내년으로 미룬 케이뱅크와 컬리의 주가가 각각 45%, 74.1%씩 급하강했다. 이 밖에 야놀자가 51.4%, 현대오일뱅크가 36.9% 수준의 주가하락을 경험했다.

비상장주식 거래 서비스 이용 연령대를 살펴보면, 이번 주가 폭락의 가장 큰 피해자가 MZ세대라는 점은 더 분명해진다. 2020년 10월~2021년 10월 증권플러스 비상장 이용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MZ세대가 43.78%로 다수다.

비상장 주식 중 가장 낙폭이 큰 부분이 가상자산거래소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의 비상장주가는 각각 77%, 81.8%나 하락했다.

올해 테라·루나 사태, 세계적인 가상자산거래소인 FTX 파산,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의 국내 닥사(DAXA) 거래소 상장폐지 등 가상자산시장을 출렁이게 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 4만7200달러에서 이날 1만6800달러로, 무려 64%나 폭락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중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이더리움 가격 역시 67% 하락했으며, 위믹스는 무려 96% 폭락했다. MZ세대에겐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20·30대 ‘영끌족’ 타깃 노도강의 몰락…‘단타’ 거래 싹 사라진 미술시장=부동산시장에선 20·30대 ‘영끌족’의 비명이 들린다. 이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던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집값하락세가 어느 지역보다 가파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는 -1.34%, 도봉구는 -1.26%, 강북구는 -0.96% 각각 하락했다.

올 들어 20·30대 영끌족도 자취를 감추는 모양새다. 먼저 투자한 MZ세대 영끌족의 비극적 상황을 지켜본 데다 금리인상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이자가 올라갔고 집값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잔뜩 얼어붙은 미술시장도 MZ세대 투자자에겐 비극의 현장이다.

최근 2~3년간 이어진 한국 미술시장의 급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평가되는 MZ세대 컬렉터들의 ‘플리핑(Flipping)’도 일순간 사라졌다. 시장이 뜨거울 때 ‘단타’ 거래를 통해 자산 증식의 효과를 봤던 MZ세대가 급랭한 시장 분위기 속에 산 가격 아래로 팔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거래에 나서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플리핑은 작품을 사서 단기간에 이윤을 붙여 시장에 되파는 것을 의미한다.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미술품 가격의 거품을 부르는 문제로 늘 지적돼왔다.

서울 한남동에서 프라이빗 딜러로 활동하는 A씨는 “MZ세대 컬렉터 사이에서만 인기가 좋았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아무래도 (거래가) 어렵다”며 “관망으로 돌아선 시장에 가장 애가 타는 건 최근 뛰어든 (MZ세대) 신규 컬렉터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윤·윤호·박자연·이한빛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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