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기온은 영하 45도로 ‘꽁꽁’… ‘폭탄 사이클론’에 먹혀버린 미국 대륙

김현아 기자 2022. 12. 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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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과 폭설을 동반한 겨울 '폭탄 사이클론'의 습격으로 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떨어지면서 미국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한파로 약 2100편의 항공편이 결항되며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가족을 찾으려던 여행객 수천 명의 발이 묶였고, 일부 주에서는 추위로 정전까지 발생하며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나섰다.

추위에 전력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며 1000여 명이 2시간가량 정전 사태 속에서 추위에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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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걸치고 복면 쓰고 ‘완전무장’ : 북극 한파가 만들어낸 ‘폭탄 사이클론’이 미국 동부와 중부를 덮친 22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한 행인이 이불을 뒤집어쓴 채 도로를 건너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복면까지 쓴 남성의 수염에 입김으로 인한 서리가 맺혀 있는 모습. 한 세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할 정도의 이번 겨울 폭풍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AP 연합뉴스

“한 세대에 한 번 올만한 폭풍”

미국 48개 주에 한파경보 발령

일부지역엔 비상사태 선포

항공기 수천편 무더기 결항

일본도 2700가구 정전 피해

혹한과 폭설을 동반한 겨울 ‘폭탄 사이클론’의 습격으로 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떨어지면서 미국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한파로 약 2100편의 항공편이 결항되며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가족을 찾으려던 여행객 수천 명의 발이 묶였고, 일부 주에서는 추위로 정전까지 발생하며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나섰다. 지구온난화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도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일본에서도 폭설이 내리며 수천 가구가 줄줄이 ‘블랙아웃’(정전)을 겪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몬태나주에서는 기온이 영하 45.6도까지 떨어졌다. 추위에 전력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며 1000여 명이 2시간가량 정전 사태 속에서 추위에 떨기도 했다.

덴버도 영하 31도를 찍었고, 아이오와주는 영하 38도, 시카고는 영하 21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되는 등 미국 전체 50개 주 중 48개 주에 한파 경보가 발령됐다. 약 2억 명이 경보의 영향을 받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겨울 허리케인으로 불리는 이상기후 현상 ‘폭탄 사이클론’의 영향이다.

추위에 항공편도 줄줄이 결항됐다. 항공편을 추적하는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5700건의 항공편이 지연됐고, 약 2100편이 결항됐다. 액시오스는 “크리스마스 여행을 떠나려던 수천 명의 여행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에서는 학교 수업을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휴교령을 내리거나, 비상사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어렸을 적 생각하던 ‘눈 오는 날’이 아니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위험하고, 위협적이다”라고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찬 공기를 북극에 가둬두는 ‘극 소용돌이’가 불안정해지며 한랭전선이 내려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과 아시아 역시 시간 차의 문제일 뿐 혹독한 겨울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실제 이날 일본에서도 동해 방면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리고 있다.

니가타(新潟)현에서는 약 270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는 등 ‘블랙아웃’ 상황이 잇따랐다. 이로 인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전날 니가타현에서 한 20대 여성이 자택 앞의 눈에 파묻힌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이 여성은 정전으로 추위를 피하기 위해 차 안에서 몸을 녹이다 폭설에 차량 머플러가 막히며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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