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잴렌스키 더 많은 미 지원 받을 자격 있다" WSJ
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패배했다면 푸틴 위협 더 커졌을 것
러 패배 앞당길 무기 최대한 빨리 지원해야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승리하는 건 미국에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다.
전쟁 10개월 차에 이뤄진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상징성이 매우 크다. 우크라이나를 항복시키려는 푸틴이 폭격으로 석기시대로 만들고 있는 와중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발발 이후 첫 외국 방문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생존에 중요함을 강조했다.
상징처럼 된 피곤한 모습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고 의회에서 연설했다. 용감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전쟁 지도자인 그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음을 웅변했다. 미국인들을 향해 지원에 감사하고 더 많은 지원을 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18억5000만 달러(약 2조 3709억원)의 추가 무기 지원을 발표했다. 오래 전부터 요청을 받았지만 주저했던 무기까지 지원키로 했다. 국방부가 패트리어트 대공미사일 포대를 지원하면 시민과 전력 시설을 파괴하는 러시아 미사일을 더 많이 요격할 수 있게 된다. 진작 지원했다면 전달하기까지 앞으로 몇 주 더 걸리는 걸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이 유감스럽다.
지원무기에는 고기동다연장포(HIMARS) 로켓탄과 “정밀유도폭탄”도 포함됐다. 정밀유도폭탄은 전투기에서 투하하는 무기다. 미국이 구식 F-16 전투기를 지원하길 주저하는 이유가 의아스럽다.
미국은 지금까지 약 219억 달러 상당의 군사 및 기타 지원을 해왔으며 의회는 이번 주 추가로 450억 달러 상당의 지원을 표결한다. 앞으로 수개월 안에 집행될 예산이다. 발트해 국가들 같은 나라들은 미국보다 더 많은 국내총생산(GDP) 상당액을 지원했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액과 군사장비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월등히 많다.
미국의 좌우 진영 양쪽에서 지원 반대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10개월 전 우크라이나가 순식간에 패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를 도우면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공포가 있었다. 지금은 러시아가 패배하면 푸틴이 나토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
호전적인 러시아 지도자가 무슨 일을 벌일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전쟁을 통해 알 수 있었던 한 가지 점이 러시아군이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능하다는 점이다. 훨씬 적은 병력과 무기에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러시아군에 큰 피해를 입혔고 러시아를 상대로 팽팽하게 맞서왔다. 우크라이나의 결기는 우크라이나 스스로는 물론 미국에도 놀라운 일이다.
미 정보기관 예상대로 푸틴이 며칠 만에 우크라이나에 승리했을 경우 벌어졌을 일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거의 전 지역을 점령하고 폴란드 등 나토 회원국들 국경에 군대를 배치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반란이 일어나면 푸틴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인접 국가들을 “테러국가”로 비난하면서 보복을 위협할 것이다.
몰도바가 러시아의 다음 먹잇감이 되고 발트해 국가들 1곳 이상이 위험에 빠질 것이다. 나토는 푸틴의 분노를 걱정하며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지금 나토 가입을 진행하는 핀란드와 스웨덴은 아예 포기할 것이다. 특히 큰 혼란을 겪을 독일을 위시해 전 서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에너지 협박에 취약해질 것이다.
결국 러시아군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나토를 강화해야 하는 비용이 월등히 커질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인한 피해에 더해 미국의 신뢰도가 다시 크게 추락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대 중국 억지력이 손상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의 시진핑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경우 대만을 수호할 결의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푸틴의 전략은 우크라이나 주민들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서방에 경제적 대가를 치르도록 함으로써 민주주의 국가들에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미국의 지속적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는 무기를 최대한 빨리 지원해야 전쟁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미국의 남부 국경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반대한다. 그런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 유입 홍수를 막을 의지가 없는 것이다.
모든 전쟁이 협상을 거쳐 끝나듯 우크라이나 전쟁도 마찬가지다. 푸틴은 말과는 달리 협상의지를 전혀 보인 적이 없다. 우크라이나가 최대한 빨리 영토를 되찾고 결정적 승리를 거두는 만큼 러시아도 서둘러 전쟁을 재고하게 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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