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 대학교육 금지…"복장 불량해서"

대학교 정문 무장경비원 배치…여성들 출입 통제

[현지시간 2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대학 앞에서 무장 경비원들이 여성들의 출입을 막자 여성들이 문 앞에 서 있다. (카불 AF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대학 교육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 복장 불량 등의 이유로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니다 모하마드 나딤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 장관 대행은 현지시간 22일 아프간 국영 RTA 방송에 출연해 "여대생들이 이슬람 복장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남녀 학생들이 상호 접촉하는 문제 등이 있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나딤 대행은 "그들은 히잡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여학생이 결혼식에 갈 때나 입는 옷을 입고 등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는 지난 20일 아프간 내 공립·사립 대학에 보낸 서한을 통해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여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탈레반 정권은 이처럼 여성의 대학 교육을 금지하는 정책을 내놓은 데 이어, 대학에 무장 경비원들을 배치해 여성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P 통신은 이와 관련해 지난 21일 카불 대학 4곳 밖에서 탈레반군을 목격했다며 탈레반군이 여성들의 출입을 막고 사진 촬영과 시위를 금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탈레반은 2021년 8월 정권 장악 초기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은 집권 이후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대한 해석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여성의 사회 진출을 광범위하게 가로막고 있습니다.  

대다수 업종에서 여성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월에는 공원·체육관 출입을 금지시켰습니다.

이 같은 조치에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탈레반의 또 다른 약속 위반이자 매우 우려스러운 조치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아프간 여성은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을 의무로 착용해야 하며 남자 가족 없이 여행하는 것이나 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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