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가한 며느리 도발 잠재운 트롯 원조집의 위용('미스터트롯2')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2. 12. 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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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2’의 압승, ‘불타는 트롯맨’ 독했지만 원조 앞에선...

[엔터미디어=정덕현] 연말 트로트 대전의 승자는 첫 주에 판가름 나버렸다. TV조선 <미스터트롯2>의 압승. 이번주 화요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이 첫 회 8.3% 시청률(닐슨 코리아)을 내며 선전했지만, 목요일 방송을 탄 TV조선 <미스터트롯2>는 첫 회에 무려 20.2% 시청률을 기록하며 원조집의 믿지 못할 기세를 보여줬다.

이 트로트 대전이 흥미진진했던 건, <미스터트롯>으로 TV조선을 트로트의 원조 방송국으로 만들었던 서혜진 PD가 그곳을 떠나 독립 스튜디오를 차려 내놓은 <불타는 트롯맨>을 MBN에 런칭함으로써 만들어진 대결구도였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서혜진 PD가 본인이 만들어낸 과거의 성과물과 맞붙는 격이었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불타는 트롯맨>은 시작부터 독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른바 '오픈 상금제'를 도입한 것. 기본 상금 3억 원으로 시작해 매번 출연자들이 몇 개의 불을 받느냐에 따라 적립금이 올라가는 방식을 취했다. 그리고 이러한 틀을 극적으로 가져오기 위해 <오징어게임>의 장면을 연상케 하는 '머니볼'을 무대 위에 설치해 돈다발이 떨어지는 광경을 연출했다. 쌓여가는 돈더미가 출연자들의 무대와 더불어 욕망을 자극한 것.

여기에 <불타는 트롯맨>은 첫 회부터 방청석에 관객들을 채워 심사진으로부터 전원 불을 받는 '올인'을 받지 못한 이들은 예비합격자가 되어 그 중 단 한 명씩만 관객 투표에 구제되는 방식을 취했다. 아쉽게 불 하나를 받지 못해 예비합격자가 되었다 해도 관객 투표를 받지 못하면 여지없이 탈락하는 오디션의 날선 경쟁을 전면에 내세운 것.

반면 <미스터트롯2>는 <불타는 트롯맨> 같은 극적 오프닝을 굳이 내세우지 않았다. 원조답게 다소 담담한 첫 회를 보여줬고, 첫 번째 오디션도 관객 없이 심사위원들의 투표만으로 치러졌다. <불타는 트롯맨>이 관객들의 열띤 리액션을 집어넣어 첫 회부터 한껏 흥이 오르는 분위기를 연출해냈다면, <미스터트롯2>는 차분하게 첫 회의 문을 열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출연자 구성은 두 프로그램이 모두 열띤 경쟁을 벌인 티가 역력했다. <불타는 트롯맨>은 훈훈한 외모에 가능성이 엿보이는 공훈, 김중연, 어리지만 국악으로 다져진 실력의 소유자 홍성원, 리틀 임영웅 안율, 스물세 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실력을 보여준 서천 가수 박민수, 중후한 중저음이 매력적인 황영웅은 물론이고 팝페라가수 신명근, 국악인 조주한, 뮤지컬배우 에녹 같은 유명인들이 포진되었다.

이에 맞불을 붙인 <미스터트롯2>는 최수호, 강태풍, 박지현, 장송호, 윤준협까지 올하트를 휩쓴 대학부가 첫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고, 유소년부에서도 어린 나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표현력을 보여준 박성온 같은 괴물(?)이 등장했다. 독종부의 허스키한 음색으로 수컷의 트로트를 불러준 고강민이나 반대하는 결혼을 뛰어넘기 위해 세레나데를 불러 모두를 울게 만든 원혁, 힘든 아내를 위한 스토리를 노래에 담아 전한 용호도 주목받는 출연자였다.

<미스터트롯2>의 원조집다운 섭외력은 현역부와 우승부에서 드러났다. 데뷔 7년차 최우진은 훨씬 높아진 심사위원들의 기준치에도 가뿐히 올하트를 받아낼 정도로 자유자재의 기량을 보여줬고, <골든마이크> 우승자 출신인 송민준 역시 할머니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담은 노래로 감동을 줬다. 장구의 신으로 유명한 박서진은 장구 대신 오롯이 자신의 노래만으로 승부하는 떨리는 무대를 통해 그 긴장감을 뛰어넘는 경험치를 보여줬고, 이어 나온 우승부의 진해성은 이미 <트롯전국체전>에서 우승을 한 인물로서 다음 주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독하게 칼을 갈고 나온 <불타는 트롯맨>이지만, 원조집의 위상을 가진 <미스터트롯2>의 압승이었다. 게다가 첫 회에 20%를 넘긴 시청률은 시즌1 첫 회 시청률이 8.1%였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이 향후 그려나갈 신드롬을 예고케 만들었다. 과연 <미스터트롯2>는 부제로 붙인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보여줄 수 있을까. 오래도록 기다렸던 트로트 팬들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조선,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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