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행정 펼친 LH···유휴 어린이집, 탁구장·돌봄센터로 변신

법규 적극 해석해 어린이집 용도변경 나서
인천검단 AA9BL 행복주택 첫 사례

LH가 인천검단AA9BL에서 비어있던 어린이집을 용도변경해 입주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주민복지시설을 설치했다. 사진은 유휴 어린이집에 조성된 다함께 육아센터의 모습/사진제공=LH

[서울경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국 최초로 유휴 어린이집 공간을 입주민 맞춤형 공간으로 바꿔 거주 편의성을 높였다. 앞으로도 LH는 법상 용도변경이 금지돼 있는 어린이집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23일 LH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 인천검단AA9BL 행복주택(1942가구)에 설치된 어린이집은 최근 주민을 위한 다함께돌봄센터와 탁구장 등으로 변신했다. LH는 300가구 이상 규모의 공동주택에는 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현행 규정에 따라 어린이집을 조성했지만, 저출산 영향 등으로 개소에 필요한 아동을 모집하지 못해 한동안 비어있었다. 어린이집은 공동주택관리법상 필수시설로 용도변경이 금지돼 있고 일부 용도변경에 대해서는 기준이 모호해 방치된 빈 공간을 활용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LH는 불명확한 법규를 보수적으로만 해석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어린이집 용도변경 관련 법률 및 판례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용도변경 추진도 일부 가능하다고 판단해 관련 지자체에 오랜 기간에 걸쳐 주민복리시설 유치를 설득했다.

또한 다수의 방으로 구획돼 있는 기존 어린이집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3개 공간으로 재구획하고 지자체 협의와 입주민 설문조사를 거쳐 주민들이 함께 육아할 수 있는 공동육아나눔터(아이사랑꿈터), 다함께돌봄센터, 아동 등 체력 증진을 위한 실내 탁구장을 이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공간 안전성 확보를 위해 소방서와의 협의도 거쳤다. LH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어린이집 용도변경을 추진함에 따른 어려움도 있었지만 대내·외 기관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만들고 표준 프로세스를 구축해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적극 노력했다"고 말했다.

LH는 공실 어린이집을 주민 복지시설로 용도 변경해 단지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입주민의 주거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미취학 어린이 가정 등 입주민들이 공동 육아 나눔터 및 다함께돌봄센터에서 육아 관련 고민을 나누며 육아를 분담하고 입주민, 지역주민이 탁구장에서 건강한 취미를 함께하고 친목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H는 이번 사례가 확산돼 많은 공동주택 단지에서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될 수 있도록 ‘공실 어린이집 일부 용도변경 표준화 모델’을 관할 지자체에 제안할 예정이다.

한편 LH는 지난 22일, 서울지역본부에서 ‘2022년 제4차 LH 적극행정 추진위원회‘를 개최해 이번 공실 어린이집 용도변경 사례 등을 공유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장기체납자 관리 프로세스 개선 △반지하주택 침수방지 시설물 보강 △모듈러 리스크 관리로 고품질 미래주택 실현 △유휴 국공립어린이집 용도변경 △첨단 스타트업 성장거점 판교 2밸리 △존치학교 증개축 비용 부담주체 명확화, 총 6건의 적극행정 우수사례가 발표됐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