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업체 IPO 급증… 美 압박에 자국 증시 상장 ‘붐’

유병훈 기자 2022. 12. 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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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해 모금한 자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 반도체 기업이 적극적으로 IPO에 나서는 것은 미국의 반도체 관련 규제가 강화하면서 중국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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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장장(張江)파크의 SMIC 반도체 공장 /SMIC

올해 중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해 모금한 자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산업을 고사시키기 위해 강도 높게 압박하자 자국 증시 상장으로 맞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반도체 생산·반도체 장비 기업이 올해 들어 중국 본토 증시에서 IPO를 통해 조달한 공모 자금은 120억 달러(약 15조3000억원)로 지난해보다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상장된 업체 외에도 170억 달러(약 21조7000억원) 규모의 IPO가 신청된 상태다.

올해 중국 반도체 업계의 최대 IPO 종목인 하이광(海光·Hygon) 정보기술은 지난 8월 상장해 15억 달러(약 1조9000억원)를 조달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019년 미국 기업들이 하이광에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때 승인을 받도록 제재했다. 베이징옌둥(燕東)마이크로일렉트로닉도 최근 IPO를 통해 5억4100만 달러(약 69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처럼 중국 반도체 기업이 적극적으로 IPO에 나서는 것은 미국의 반도체 관련 규제가 강화하면서 중국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0월 중국에 대한 미국 기업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 등 36곳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중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다른 국가에서 진행하는 IPO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절차도 까다롭다. UBS증권의 리쥔 쑨 글로벌 뱅킹 공동대표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자국 IPO에 나서고 있는 이유에 대해 “미국의 압박으로 인해 이들이 가까운 곳에서 대안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이 장기적일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이들 주식은 상장 이후에도 다른 업종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분석업체 윈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 종목의 약 60%는 현재 주가가 상장 첫날보다 20% 이상 상승했다. KPMG차이나의 앨런 루 파트너는 “반도체 수요가 증가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자본시장 투자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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