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집사' 송덕호 "'서해안 반전' 완급조절 좋았다...꿈은 칸 영화제" [인터뷰 종합]

[OSEN=연휘선 기자] 치밀하게 분석해 성실하게 연기한다. '일당백집사' 반전의 주인공, 배우 송덕호다. 

송덕호는 지난 22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일당백집사'에서 순경 서해안 역으로 열연했다. '일당백집사'는 죽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장례지도사 백동주(이혜리 분)와 '일당백'의 직원 '김집사' 김태희(이준영 분)가 고인의 의뢰로 엮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이 가운데 서해안은 극 후반부 반전을 주도한 캐릭터로 호평받은 바. 이에 2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 사무실에서 송덕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현장 분위기도 그렇고 스태프, 배우들 다 합도 너무 잘 맞아서 끝난 거 자체가 허전했다"라고 소감을 밝힌 송덕호는 "전작들 모두 비슷했지만 특히 편하게 대해주신 것 같다. 감독님 두 분이 다 밀착형으로 동네 친구들끼리 작업하는 느낌으로 해주셨다. 옛날에 독립영화 할 때처럼 의견내고 장면 만들고 그런 과정들이 재미있었다. 전에는 한정된 동선 공간 안에서 정해진 걸 했었다고 한다면 이번엔 많이 열어주셨다. 동선도 그렇고 상황 장면들도 그렇고 인물들도 제가 같이 채워나가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인물에 대한 애정도 있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후반부 서해안의 반전에 대해 "첫 촬영부터 제작진이 모두에게 서해안의 반전을 오픈하고 시작하셨다. 큰 덩어리들 까지는 몰라도 다들 해안이가 범인이란 걸 알고 임했다"라며 "해안이가 씬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그 안에서 어떻게 시청자 분들께 조금씩 반전을 풍기면서 복선을 깔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고 강조했다. 

송덕호는 "어느 대사에 힘을 주고 어느 대사에 힘을 빼야 할지 이런 완급조절을 많이 했다"라며 "정해진 것들만 해내면 기계적일 수 있는데 어느 정도의 변주를 줄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인물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연기를 보여드리는 건 말이 안 돼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서해안도 참 딱하다'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송덕호는 본능적인 연기보다는 철저한 분석에 기인한 설득력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였다. 그는 "연기할 때 엄청 계산한다. 사람들이 제가 러프하게 흐르듯이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중간중간 대사도 맘대로 치고 애드리브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것도 다 계산하고 한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그는 "저 스스로 저의 장점을 유연성이라고 생각한다. 유연성도 철저히 계산된 거에서 나온 거다. 유연하려면 더더욱 철저하게 계산해서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했다.

그런 송덕호에게도 아쉬움은 남았다. 그는 "아쉬운 장면은 다 아쉽다"라고 웃으며 "항상 지나고 나면 조금 더 잘할 걸이라는 생각이 난다. 이렇게도 해볼걸, 저렇게도 해볼걸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호평받은 서해안의 반전에 대해서도 그는 한층 더 풍부한 감정선을 보여줬다면 어땠을지 고민했다. 

심도 있는 분석력이나 철저한 계산 모두 연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터. 송덕호는 여전히 일주일에 3~4편의 영화를 보고 수시로 극장을 찾을 정도로 영화를 사랑했다. 할머니 손을 잡고 드나들던 서울 대한극장에서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며 처음으로 배우의 꿈을 키웠고, 동국대학교에서 연기를 배우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여전히 대한극장을 가장 자주 찾는다는 그는 극장, 영화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었다. 이제는 '시네드라마' 같은 말이 통용될 정도로 드라마의 스케일 또한 영화 만큼 커진 바. 송덕호가 사랑하는 콘텐츠의 폭도 넓어졌다. 

그런 송덕호의 목표는 프랑스 '칸'이었다. 그는 "제가 단역으로는 칸을 두 번 갔다. 영화 '버닝'으로는 30초, '헌트'로는 비경쟁이긴 하지만 3분 다녀왔다"라고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언젠가 메인 롤을 맡아 칸을 가는 게 목표다. 칸에 가면 전 세계 개봉을 하기 때문에 세계를 상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칸을 꿈꾸며 그가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도 있을까. 송덕호는 "늘 바뀌는데 가령 지금이라면 1차원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반대하는 것처럼 시대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며 눈을 빛냈다. 진정한 '충무로 키드'에서 '일당백집사' 반전의 주인공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걸 보면 송덕호의 꿈이 마냥 먼 미래는 아니었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최규한 기자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