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글로벌 IB·PEF, 한국서 잇따라 승진 인사

이충희 기자 2022. 12. 23. 11: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칼라일함석진·TPG윤신원, 부대표 올라
KKR·골드만삭스, 인력 영입으로 규모 키워
국내 연기금 펀딩 위한 사무소 설립도 잇따라
[서울경제]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투자은행(IB)들이 최근 한국에서 연이은 승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 PEF의 투자를 유치해 사업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글로벌 IB들도 안정성과 성장성을 두루 갖춘 한국 시장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운용 규모가 커진 국내 연기금을 타깃으로 한 해외 운용사들의 펀드 마케팅 강화 움직임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최근 한국사무소의 함석진 전무를 매니징디렉터(MD) 부대표로 승진 발령했다. 칼라일은 이로서 존 킴 대표와 송민섭 전무를 포함해 한국 내 투자를 담당하는 핵심 레벨 임원의 폭을 한층 두텁게 했다.

칼라일은 올 해 1월 현대글로비스(086280) 지분 10%를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3.29%)과 정몽구 명예회장(6.71%) 보유 주식을 블록딜 형태로 매입하며 총 6112억 원을 투입했다. 이와함께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하던 투썸플레이스 지분 100%를 약 9000억 원에 인수했고, 하반기엔 올해 국내 대형 인수·합병(M&A) 거래 중 하나인 메디트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국냐에서 활발한 투자 행보를 펼치고 있다.

칼라일은 2020년 KB금융(105560)지주가 발행한 교환사채(EB)에도 24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으며 지난해 카카오(035720)모빌리티가 발행한 신주를 약 2200억 원에 인수하며 지분 6.7%를 확보했다. 국내 재계 서열 상위권 그룹의 핵심 계열사는 물론 금융과 유통, 모바일 플랫폼 등에 걸쳐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거나 추가 기회를 엿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대형 PEF인 TPG(텍사스퍼시픽그룹) 역시 윤신원 전무를 최근 부대표로 승진하는 인사를 했다. 윤 부대표는 지난해부터 MD를 맡아 이상훈 대표와 함께 한국 TPG를 이끌고 있다. TPG는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억 원을 투자해 2대주주로 올라선데 이어 지난해 1300억 원을 추가 출자하며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 중이다.

2020년 카카오뱅크(323410)가 발행한 신주에 2500억 원을 투자했고 2017년 고급 바닥재 업체 녹수, 2019년 건기식 업체 헬스밸런스 등 각 업권에서 잘 나가는 기업들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왼쪽부터 함석진 칼라일 부대표, 윤신원 TPG 부대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한국 사무소의 투자 담당 운용역을 연말까지 총 13명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SK E&S 가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에 7350억 원을 투입하는 등 국내에서 투자 보폭을 넓히는 데 앞서 확보한 인력들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올 상반기 하영구 한국씨티그룹 전 회장을 한국 법인 회장으로 임명하고 투자는 물론 펀딩 확대를 추진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PEF는 중국, 일본, 인도, 한국 등 네 곳 정도를 아시아권에서 기업 경영권 거래가 가능한 시장으로 본다"면서 "한국은 경쟁국에 비해 금융 시스템을 잘 갖춰 나가고 있어 이전보다 투자가 수월한 지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지난달 한국 PE부문 대표로 이승준 전 TPG 전무를 영입했다. 이 대표가 둥지를 뜰면서 골드만삭스가 국내에서 기업 경영권 및 소수 지분 투자 움직임을 강화할 것으로 IB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해외 PEF나 IB들이 국내 법인 및 사무소 규모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국내 연기금의 운용 규모가 세계적 수준으로 커진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의 지난 9월 말 기준 전체 운용규모는 897조 원, 한국투자공사(KIC)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운용규모는 약 2050억 달러(약 285조 원)에 달한다.

실제 한국 연기금의 입지가 강화하자 글로벌 운용사들이 국내에서 사무소를 신규 개설하는 사례도 늘었다. 홍보 대행사인 액세스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EQT파트너스 ▲콜러캐피탈 ▲오차드글로벌 ▲아폴로글로벌 ▲프리티움파트너스 ▲맨그룹 ▲프린시플글로벌 등 미국과 유럽계 운용사들이 올 해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국내 한 기관투자가는 "최근 금리 인상으로 투자가 뜸해지는 것은 맞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이 중요한 투자처라는 인식은 여전하다"면서 "국내 연기금 대상 펀딩을 위해 서울에 거점을 마련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래픽.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