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상품배송 빨라진다...도심 주유소 부지에 첨단물류센터

내년초 ‘더 착한택배’ 서비스 운영
네이버 중소상공인 상품 공동집하
AI·로봇 활용 미래 물류기술 개발

이윤숙 네이버 Forest CIC대표(왼쪽 세 번째)와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왼쪽 네 번째)가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업무협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와 손잡고 도심 주유소 부지에 최첨단 물류센터를 구축한다. 주문 당일 상품이 도착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네이버와 SK에너지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도심물류 서비스 공동개발 및 미래 TECH(기술) 협력’을 위한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SK에너지의 주유소를 네이버 이커머스 서비스의 물류기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내년 초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여러 중소상공인(SME)들의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 공동 집하하는 ‘더 착한택배’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SK에너지가 투자한 물류 솔루션 업체 굿스플로를 활용해 SME들의 상품을 방문 수거하고 최종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구조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한 후 서비스 대상 지역을 점차 늘리기로 했다.

양사는 중장기적으로 SK 주유소 부지에 상품 보관부터 포장·배송·반품 등 전 과정을 수행하는 도심형 풀필먼트 물류센터(MFC)를 구축하고, 여러 형태의 풀필먼트 가능성을 발굴할 계획이다. 입지가 뛰어난 SK 주유소 기반의 MFC가 늘어나면 SME들의 상품을 가까운 물류센터에 보관 후 배송할 수 있어 당일 도착이 가능한 빠른 배송 서비스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에는 대부분 외곽지역의 대규모 물류센터에서 장거리 배송하는 형태였지만 최근 도심 내 1~2인 가구 증가로 다품종 소량 주문이 늘어나면서 물류 형태가 복잡해진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이커머스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신속한 배송도 요구되고 있다. 물류업체들은 땅값이 비싸고, 고밀도로 개발된 도심에서 주유소 부지를 최적의 물류 모델로 주목하고 있다.

양사는 주유소 기반 MFC가 자리잡은 지역사회와 결합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동 구매 및 고객의 주문 즉시 배송할 수 있는 실시간 라이브 커머스 등 신규 사업모색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양사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을 활용해 수요예측, 도심형 물류센터 자동화, 배송 혁신 등 미래 물류기술 혁신을 위한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이윤숙 네이버 Forest CIC 대표는 “SK에너지와 물류 자동화, AI 수요예측 효율화 등을 협업하면서 SME 중심의 온디맨드(맞춤 서비스) 물류를 확대하고, 다양한 물류 테크 개발에 참여해 SME의 물류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비즈니스 기회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는 “SK에너지는 주유소를 활용한 친환경 도심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 일상 속 주유소의 새로운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며 “네이버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중소상공인 모두 상생하는 물류기반 확대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