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지옥' 논란에 입 연 오은영…"성추행 방임? 참담해"

김수영 2022. 12. 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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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아동 성추행 논란 불거져
의붓딸에 과도한 신체접촉한 남성 '지적'
MBC 사과에도 오은영 등에 거센 비난
오은영 "여러 번 지적·설명, 편집 과정서 빠져"
오은영 박사 /사진=한경DB


오은영 박사가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에서 아동 성추행이 의심되는 장면이 방송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심경을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근 방송된 '고스톱 부부' 편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고 또 분노하시는 것을 봤다. 저 역시 이 사안이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특히 아이의 복지나 안전 등이 굉장히 중요한 주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출연자 남성의 태도를 단호하게 지적하고 여러 가지 설명을 했으나, 해당 방송분에 본인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오 박사는 "오래전부터 체벌을 절대 반대해 왔다. 아동학대, 폭력,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한 제 생각은 지금까지 쓴 책에서도 말씀드렸듯 대단히 단호하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것들이 사람의 영혼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히는 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분들이 놀라신 그 사전 촬영된 장면에서 저 또한 많은 우려를 했다. 당연히 출연자의 남편에게도 어떠한 좋은 의도라도 '아이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아이의 의사에 반하는 문제 행동들을 하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계속해 오 박사는 "출연자 남편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진 행동으로 인해 아내에 의해 아동 학대 신고가 돼 이후 경찰에서 교육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그래서 더욱더 촬영 시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아동 학대 교육의 연장선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교육적 지적과 설명을 많이 해줬다. 이후 실제로 이 출연자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오 박사는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친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촉각이 예민한 아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오 박사는 "출연자 부부의 딸에 대한 언급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촉각이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가깝게 생각하는 부모들의 신체 접촉도 불편하고 괴롭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아이가 싫다는 표현을 하면 부모라도 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는 설명이었지 출연자 부부의 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었다. 절대로 출연자 자녀의 탓이라거나 남편의 행동을 옹호한다는 설명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가엽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어린시절에 대한 평가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을 했던 것에 대해 '남편의 어린 시절이 가엽다'고 한 것이지, 현재의 문제 행동과 과거에 있었던 남편의 불행을 연결해 정당화하려고 했던 설명이 아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회상시킨 점 또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끼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지금 가장 걱정되는 건 아이"라면서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시청자분들의 아이를 향한 따뜻한 관심과 걱정, 감사드린다.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저와 제작팀이 함께 반드시 지속해서 살피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방송으로 여러 가지 염려를 낳았기에 저 역시 매우 참담하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면서 "따끔한 지적과 충고들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했다.

'결혼 지옥'에서는 최근 7세 의붓딸에게 지나친 신체접촉을 하는 남성의 모습을 내보내 아동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다.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MBC는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제작진의 사과에도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오 박사의 일부 발언을 지적하며 그 역시 책임감을 갖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전여옥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오 박사를 향해 "진짜 소아정신과 의사라면 녹화를 중단하고 그 양부를 형사고발 해야 옳다"며 "이제 모든 방송을 떠나 병원 진료실로 돌아가라. 의사로서, 아니 어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지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해당 방송 남성 출연자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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