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보다 8억이나 싸다니 수요자 ‘북적북적’… 주목 받는 송파 헬리오시티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던 작년 중순 이후 문의가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에요. 문의도 서울 뿐만아니라 전국에서 옵니다.”(송파구 가락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송파구 대표 대단지 중 하나인 헬리오시티의 전용면적 84㎡ 매매 호가가 15억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수요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는 갈아타기를 원하는 사람은 물론 투자를 원하는 사람까지 몰리며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송파구 집값이 강남권에서도 눈에 띄게 내린 데다, 단지가 워낙 커 매물이 많다 보니 일어난 현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수요자들이 급매물 줍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매물 최저 호가는 15억4500만원에 형성돼있다. 이는 최근 거래 가격보다 1억원 이상 싼 가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평형은 지난달 22일 16억60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동일 타입이 지난해 9월 23억7000만원(18층)에 최고가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무려 8억2500만원 차이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서는 해당 매물이 저층이며, 중층 이상의 경우 최근 시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락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15억5000만원짜리 매물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저층이라 시세보다 싸다”면서 “세 낀 중층 매물의 경우 16억대 중반으로 현재 거래되는 시세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집주인들이 최근 시장 분위기를 알고 있어 대부분 2000만원 정도는 조정할 수 있을 분위기”라고 했다.
저가 매물을 필두로 헬리오시티의 아파트값이 크게 하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중개업소에는 문의가 쏟아지고, 실제로 거래도 많이 이뤄졌다고 한다. 가락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1~12월 두 달간 단지 전체에서 30건 넘게 거래가 이뤄졌다”고 했다.
헬리오시티의 단지 규모가 9510가구로 다른 대단지에 비해서도 큰 점, 이 때문에 매물 수도 많은 점을 감안해도 최근의 경향은 눈에 띄는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2일 기준 헬리오시티의 11월 매매 거래량은 총 13건이다. 이는 거래신고 기한 1개월을 감안했을 때 11월 말과 12월 거래분 일부를 반영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종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주택 가격이 고점에 다다랐던 지난해 7월로, 한 달에만 총 30건 거래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헬리오시티 거래가 이같이 활발한 데에는 송파구가 강남권 중에서도 집값 방어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데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의 올해 아파트값은 12월 셋째주까지 총 7.55% 떨어져 강남권 자치구(▲서초 -1.88% ▲강남 -3.85% ▲강동 -6.25%) 중 가장 하락폭이 크다. 주간으로도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12월 셋째주 0.75% 빠져 강남권 자치구(▲서초 -0.27% ▲강남 -0.44% ▲강동 -0.64%) 중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헬리오시티뿐만 아니라 ‘엘·리·트’라고 불리는 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도 실거래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중개업소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 거래량이 현재까지 가장 두드러지는 단지는 5678가구로 가구수가 가장 많은 잠실엘스다. 22일 기준 잠실엘스의 거래량은 11월 7건, 12월 3건(미등록분 미포함)으로, 올해 월간 거래량이 0~5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거래가 오히려 살아나는 모습이다.
잠실엘스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은 대치동 등 강남으로 건너가기 전 발판으로 찍고 가는 지역으로 인식돼 원래도 옆 자치구인 강동구 등에서 대기수요가 꾸준하다”면서 “요즘에는 가격이 2019년 수준으로 빠지자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수요자와 투자수요자를 가리지 않고 문의하고 있다”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주로 실수요자들이 이 정도 떨어졌으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해 급매물 줍기에 나서는 것”이라면서 “높은 금리가 부담이지만 현재의 급매 가격이라면 바닥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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