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엔진 첫 단계' 현대중공업그룹, 국내 첫 1.5MW급 LNG·수소 '혼소엔진' 개발

디젤과 LNG·수소 혼합 연료 선택 사용
유해 배기가스 줄인 친환경 엔진
선박뿐 아니라 소형발전에도 활용 가능

LNG·수소 혼소 힘센엔진.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독자 기술로 개발한 액화천연가스(LNG)·수소 '혼소(混燒)엔진' 성능 검증을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혼소엔진은 두 종류 이상의 연료를 쓰는 엔진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엔진 브랜드인 힘센(HiMSEN)엔진 제품이다.

1.5메가와트(MW)급인 이 LNG·수소 혼소엔진은 디젤연료와 LNG·수소 혼합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해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등의 각종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인 친환경 엔진으로, 수소엔진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엔진은 성능시험에서 국제해사기구(IMO)의 질소산화물 규제 중 최고 등급을 충족시키며 이산화탄소와 완전 연소되지 않고 배출되는 메탄(메탄 슬립) 저감효과가 탁월함을 입증했다. 특히 LNG·수소 혼소엔진을 액화수소운반선에 장착할 경우 선박 운용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운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 증발가스를 연료로 재사용해 항해 도중 손실되는 수소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NG·수소 혼소엔진은 선박뿐 아니라 소형발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육상용 소규모 발전에 쓰이는 수소연료전지에 비해 LNG·수소 혼소엔진의 수명이 길고, 전기 부하의 변동에 따라 발전 출력을 조정하는 성능(부하 추종 성능)이 뛰어나 육상용 소형발전과 분산발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소형발전은 원자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 같은 대형발전기를 돌리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이나 국내 도서 산간지역 등에서 쓰이는 해상풍력 등의 작은 발전기를 말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조선·해양산업 전반에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LNG·수소 혼소엔진에 대한 연구개발을 계속해 내년까지 수소 비중을 높인 혼소엔진 개발을 마치고, 2025년에는 완전한 수소엔진을 개발해 육·해상 수소생태계 구축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