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호남… 출근·등굣길 지각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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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雪國)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온 세상이 하얬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22일부터 이틀째 쏟아진 눈은 호남 지역 도시 전체를 발목까지 빠지는 눈밭으로 만들었다.
출근길 시민과 등굣길 학생은 눈벌에 하얗게 질렸고, 여기저기서 지각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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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雪國)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온 세상이 하얬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22일부터 이틀째 쏟아진 눈은 호남 지역 도시 전체를 발목까지 빠지는 눈밭으로 만들었다. 출근길 시민과 등굣길 학생은 눈벌에 하얗게 질렸고, 여기저기서 지각 사태가 벌어졌다. 자치단체는 폭설에 대비해 전날부터 제설 작업을 벌였지만 밤새 쌓이는 눈엔 역부족이었다.
23일 오전 7시 광주 북구 일곡사거리에서 북부순환로 장등교차로까지 3.6㎞ 구간은 눈에 갇혔다. 폭설로 차량 통행이 통제된 것이다. 북구 서강로 운암고가 입구에서 서영대 정문까지 0.5㎞ 구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무등산 산간 도로인 제4 수원지~금곡마을 구간, 무등산 전망대~제4 수원지 구간 등은 이틀째 통제 상태다. 눈발이 점점 굵어지면서 시내버스 42개 노선은 제 노선에서 벗어나 우회했다. 버스 연착과 지연은 뒤따르는 수순이었고, 산간 곳곳에서 쏟아진 눈으로 차량이 뒤엉켰다. 대설경보가 발효된 광주에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15.6㎝의 눈이 내렸다.
전남에서는 여수 이순신대교와 산간 도로인 구례 지리산도로(성삼재), 고산재, 완도 개기재, 진도 초평재 등의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바닷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남 지역 여객선 37개 항로 48척이 발이 묶였다. 전북에선 군산~어청도 등 섬을 잇는 4개 항로의 여객선이 운항이 전면 통제됐고, 군산에서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도 중단됐다.
폭설로 휴교 조치와 함께 등교 시간 조정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기준 광주에서 폭설로 등교 시간을 1∼2시간 늦춘 유치원은 29곳(총 288곳), 초등학교 58개교(155개교), 중학교 47개교(92개교), 고등학교 28개교(68개교)로 집계됐다.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유치원은 3곳, 초등학교 6개교, 중학교 15개교, 고등학교 9개교, 특수학교 2개교이다. 살레시오초와 진흥고는 아예 휴업했다. 전남은 유치원 480곳 중 197곳, 초등학교 425개교 중 204개교, 중학교 250개교 중 157개교, 고등학교 144개교 중 76개교, 특수학교 9개교 중 3개교가 등교 시간을 조정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비상이 걸렸다. 눈폭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광주시는 비상 2단계를 발령하고 제설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내리는 눈의 양이 너무 많아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광주와 전남 전역에는 시간당 3~5㎝의 강한 눈이 내리고 있다. 주요 지역별 적설량은 담양 23.8㎝, 화순 22.2㎝, 장성 21.2㎝, 곡성 19.4㎝, 순천 16.6㎝, 장흥 17.8㎝, 강진 14.4㎝ 등이다. 광주는 26.5㎝다. 기상청은 24일 오전까지 광주와 전남 지역엔 5~15㎝ 가량의 눈이 더 올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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