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공기관 '채용비리' 47건 적발…4건 수사의뢰

응시자격 없는 후보자 면접 보고 최종 합격
비리 연루자 70명 업무배제…부정합격자 합격취소

한삼석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권익위 브리핑실에서 정부합동기구 '공공기관채용비리근절추진단'이 올해 2~10월까지 실시한 채용비리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제공)/뉴스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정부가 올해 1200여 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비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47건의 부정 사례가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3일 정부합동기구인 '공공기관 채용 비리 근절 추진단'이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간 실시한 제5차 채용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권익위를 포함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으로 구성된 추진단은 올해 총 121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전수조사 결과 수사 의뢰와 징계요구 결정이 내려진 사항은 각각 4건과 43건 등 총 47건으로 파악됐다. 기관별로 보면 공공기관 10건, 지방공공기관 35건, 기타공직유관단체 2건 등이다.

수사 의뢰 사항과 관련해서는 △기장군도시관리공단 △연수구문화재단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울산시인재평생교육진흥원 등 4곳이 문제가 됐다.

울산시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채용 계획이나 공고와 다르게 서류심사를 하지 않아 응시자격이 없는 지원자가 면접 전형에 응시했고 최종 합격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응시자와 근무 경험이 있는 자가 면접위원으로 위촉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은 근무 경험이 있는 이해 당사자는 면접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지만, 응시자와 근무경력이 있는 내부 직원이 심사에 참여해 해당 응시자가 최종 합격하는 일이 있었다.

연수구문화재단은 필기시험 사전 문제 유출 의혹과 과거 근무 경험이 있는 응시자가 채용에 응시했지만 제척과 회피 없이 내부 직원이 심사해 해당 응시자를 최종 합격시켰다.

권익위는 채용 비리에 연루된 현직 임원 2명과 직원 70명은 수사 의뢰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하기로 했다.

또 부정합격자로 잠정 분류된 2명은 수사와 징계 결과에 따라 합격취소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예정이다.

채용 비리 잠정 피해자 48명에 대해서는 다음 채용단계에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식으로 구제하기로 했다.

징계 사항(43건) 중에서는 자체 채용 규정 미준수가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응시자 자격요건 검토 소촐 8건 △해당 전형 점수산정 부적정 7건 △인사위원회 심의 미실시 4건 등 순이었다.

채용 과정에서 단순히 규정 적용을 잘못하거나 경미하게 절차를 위반한 774건은 해당 기관에 주의·경고를 내리기로 했다.

권익위는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내년부터 공공기관 채용 비리 근절 추진단을 권익위 주관 '채용비리통합신고센터'로 확대·개편한다고 밝혔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앞으로도 채용비리통합신고센터를 통해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청년과 국민이 공감하는 공정한 사회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