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소유 주택 47건 경매 신청돼···청구액만 100억원 넘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빌라왕 김모씨 관련 임차인 피해 현황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수도권에서 빌라(연립·다세대)와 오피스텔 1139채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일명 '빌라왕' 김모(42)씨 소유 주택과 오피스텔에 대한 경매 신청 채권 청구액이 1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빌라왕 김씨 명의의 수도권 부동산 총 47건이 올 3월 이후 경매에 부쳐졌다. 이들의 채권 청구액은 총 105억754만원으로 100억원이 넘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소형 다세대(도시형 생활주택 포함)가 2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오피스텔(10건)·주상복합(8건)·상가(4건)·아파트(1건)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30건), 경기(12건), 인천(5건) 순이었다. 서울 내에서는 강북구(2건), 강서구(4건), 구로구(3건), 금천구(11건), 송파구(4건), 양천구(3건), 영등포구(3건)이었다. 이 중 서울 송파구 소재 오피스텔 1건에 대해서는 현재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 46건의 경우 경매 신청이 됐으나 아직 입찰이 진행되지 않은 예정 물건이다.

경매 신청된 물건 대부분은 임차인이 임대 계약 만료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의 대출 등 선순위 채권은 거의 없었으나 물건 상당수는 경기도 포천세무서의 압류가 걸려 있었다. 김씨의 종합부동산세 체납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위변제한 뒤 채권 회수를 위해 강제경매를 신청한 것들도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국세 체납 등으로 인해 임차인이 경매를 통해 전세보증금 전액을 회수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이유로 경매 예정 물건 46건 중 7건은 경매를 신청한 임차인이 직접 경매를 취하했다. 부동산 하락세로 인해 경매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문제다. 입찰에 들어간 경기도 광주시의 한 다세대는 10월 첫 경매가 진행됐으나 2번이나 유찰됐고, 내년 초 예정된 3번째 경매의 최저가는 최초 감정가(2억6000만원)의 49%인 1억2740만원으로 급락했다. 이는 임차인의 보증금(청구액) 1억8천500만원을 밑도는 금액이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