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으로 변한 광주도심…시민들 출근길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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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이에요. 어떡해요."
폭설이 내리고 있는 23일 아침 광주 출근길은 말 그대로 '대란'이었다.
부모와 함께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고등학교 2학년 A씨는 "원래 배차간격이 9∼15분인데 지금 40분째 기다리고 있다"며 "일부러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차가 안 온다. 가족이 단체로 지각"이라며 불안해했다.
깊은 눈 속에 박힌 차가 손으로 밀어도 벗어나지 못하자 한 운전자는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그대로 걸어서 출근길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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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출근자들은 '꽈당' 넘어지기 일쑤…갓길서 차 정비도
(광주=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지각이에요. 어떡해요."
폭설이 내리고 있는 23일 아침 광주 출근길은 말 그대로 '대란'이었다.
버스는 오지 않고, 도로 위 차들은 엉금엉금, 걸어서 가는 이들도 눈밭에 발이 푹푹 빠져 속도가 붙지 않았다.
광주 서구 치평동 한 버스정류장에는 9시가 다 돼가는데도 30명가량이 도로를 애타게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부모와 함께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고등학교 2학년 A씨는 "원래 배차간격이 9∼15분인데 지금 40분째 기다리고 있다"며 "일부러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차가 안 온다. 가족이 단체로 지각"이라며 불안해했다.
하염없이 버스만 기다리다가 결국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박연옥(62) 씨는 "버스를 50분이나 기다렸는데 안 와서 걸어가려고 한다"며 "다리가 아파서 웬만하면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출근이 늦어서 어쩔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도보 출근자들도 힘겹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어휴. 어휴" 한숨을 쉬며 발걸음을 옮겼다.
강한 눈발이 휘날려 앞은 잘 보이지 않았고, 금세 머리와 어깨 위에 눈이 가득 쌓였다.
발목 넘게 쌓인 눈에 신발은 물론 바지 밑단도 젖어 들었다.
미끄러운 길에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10명 중 한 명은 비틀거리거나 꽈당 넘어졌다.
도로 위 차들 역시 속도를 높이지 못했다.
차선은 안 보인 지 오래. 차들은 얼추 앞차와 줄을 맞추며 이동했다.
오르막길이 아닌데도 헛바퀴를 돌며 오가지도 못하는 차들이 도로 곳곳에 속출해 위험천만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깊은 눈 속에 박힌 차가 손으로 밀어도 벗어나지 못하자 한 운전자는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그대로 걸어서 출근길을 서둘렀다.
차 위에 눈이 쌓이자 신호 대기 시간에 맞춰 나와 급하게 앞 유리를 치우는 운전자, 갓길에 차를 세워 두고 앞 유리와 타이어를 점검한 뒤 다시 차에 오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장모(38) 씨는 "눈발이 거세고 도로가 미끄러워 시속 30km 이상으로는 속도를 낼 수 없었다. 10분 거리가 30분은 걸렸다"면서도 "미끄러져서 비상등 켜고 있는 차들만 3∼4대는 본 것 같은데 안전하게 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안도했다.
기상청은 24일 오전까지 5~15㎝ 더 내린 뒤 눈이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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