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소환 불응할 듯…안민석 "500원 걸어도 돼"

박숙현 2022. 12. 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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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소환 불응 가닥…박지현 "檢에 당당히 나가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의 28일 소환 조사 통보에 불응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후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찾아가는 국민보고회 강원 편 첫 번째 방문지인 강릉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 /뉴시스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하자 민주당이 대응을 놓고 고심 중이다. 당 지도부는 "당당하게 임하겠다"면서도 당장 오는 28일 소환에는 지역 일정 등을 이유로 불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추가 소환 요청에는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비명계 중심으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이 대표가 소환에 임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절차가 부적절했기에 응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사건사무규칙 36조에 따르면 피의사실 요지나 출석 취지 등을 구체적으로 적은 서면을 발송하고 어려울 경우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알리고, 피의자와 피의자 변호인과 조사 일시 및 장소를 협의하도록 돼 있는데 검찰이 전화와 팩스로만 일방통보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검찰 소환에 불응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민주당이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했다. 지난 9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안 의원(왼쪽). /이새롬 기자

서영교 최고위원은 23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검찰이) 소환 통보라고 하는 것도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소환하는 시간들을 조율하고 '언제 같이 이야기 좀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소환 일정을) 합의하게 되는 절차를 갖는 게 검찰 내규에도 있다고 알고 있다"며 "그렇지 않고 통보한다는 것 자체가 마치 사냥하듯이 폭주하듯이 상대를 겨냥해서 이야기하고, 이것을 언론과 일정 정도 흘리는 과정들을 가지고, 이러면서 여론을 나쁘게 조성하고 모습"이라고 했다.

'검찰 출석에 나서 결백함을 밝히는 낫지 않나'라는 의견에 대해선 "당당하고 떳떳하다면 빨리 나가서 김건희 여사도 소환하고 수사하고 처벌해야 하는 거 아니겠나. 그런데 검찰이 그런 데서는 한 번도 소환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에도 소환에 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보나'라는 진행자 물음에는 "검찰이 자기 입맛대로 소환을 요구하면 모든 세상의 사람이 다 응해야 한다고 하면 그게 검찰이 아니라 폭주하는 거 아닌가. 소환 일정이고 뭐고 이런 게 이야기하고, 상의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이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할 경우 대응에 대해선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며 "그런 것들은 하려면 다른 쪽에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했다.

'친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에 불응할 것이라고 봤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연히 소환에는 불응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 수사의 본질인 야당 탄압에 맞서는 이재명의 길을 당당히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 측과) 교감이 있다"며 "(이 대표는) 소환에 불응할 것이다, 거기에 500원 걸어도 된다"고 확신했다. '이 대표의 의사를 전달받은 것이냐'는 진행자 물음에는 "직접은 아니지만 지금 분위기가 그렇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다수 야당의 존재감이 그다지 없지 않았나. 야당을 이렇게 탄압하는 것은 야당을 두려워하지 않고 야당을 우습게 안다는 의미"라며 "그래서 우리가 더 선명하게 맞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이번 소환 건도 맞서야 할 문제"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도 "(소환 일정과 관련해) 당연히 (이 대표 측) 변호인에게 이야기했다고 하면 당사자가 모를 리가 없다"며 "28일에는 이미 광주·전남 민생 현장투어를 돌기로 한 상황이기 때문에 (출석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추후 소환조사에 응할 가능성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이 대표는 당당하게 모든 것을 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지금 현재는 당사자 일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대표 신분이기 때문에 최고위원회 회의나 아니면 가까우신 분들 그리고 또 고문님들 여러 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을 할 것 같다"고 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가 당당하게 검찰에 출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지난 6월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이 대표와 대화하고 있는 박 전 비대위원장(왼쪽). /남윤호 기자

반면 야권 일각에선 이 대표가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소환 조사에 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대표한테 털어도 먼지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소환 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검찰에 당당히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 소환에 응하는 것 자체가 저는 수사도 안 받는 김건희 여사 같은 여권 인사들의 불공정을 오히려 더 각인시킬 방법이라고 본다. 전처럼 (소환 불응 결정을 위한) 의원총회 좀 열지 말고 출두해서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이대표 퇴진론'에 대해선 "여태 사실 가만히 있다가 검찰이 측근 소환하니까 이재명 대표 내려와라 기세 올리고 있다. 애정 어린 비판이 필요할 때는 가만히 계시다가 정작 당이 힘을 모아야 할 때는 오히려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며 "좀 치사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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