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탄생이야말로 ‘화해의 선물’ 사랑과 평화 안에서 하나되기를
“... 얼마나 비워야 하겠습니까 / 얼마나 낮아져야 하겠습니까 / 얼마나 가슴 저려야 하겠습니까 / 아무리 눈물을 흘려도 캄캄하기만 한 밤 / 언제쯤 그 별빛을 비추어 주시겠습니까 / 평강의 왕으로 오셨던 아기 예수여 / 증오와 분노가 가득한 어두운 이 세상에 / 다시 맨살의 아기 예수로 오셔야 하겠나이다... (중략) 상처와 아픔, 분노와 증오가 가시지 않는 / 조국 대한민국에 하늘의 별을 들고 오시옵소서 / 벌거벗은 사람들의 영혼을 위하여 / 따스한 화해의 등불을 켜고 오시옵소서...”
이는 제가 국회 성탄트리 점등식에서 낭송한 시의 일부분입니다. 성탄절은 사랑과 평화의 구주, 예수님이 오신 날입니다. 성탄이야말로 온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영원한 러브 스토리요 러브 레터이지요. 예수님은 하나님과 우리만의 화해를 이루신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해 사건이 되기 위하여 오셨습니다.
그러니까 아기 예수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구원의 선물일 뿐 아니라, 대화해의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기 예수의 성탄을 축하하고 감사할 뿐만 아니라 성탄의 대화해 사건을 실천하고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초갈등 사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움과 증오의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겨울 왕국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갈수록 국론이 양분되고 이념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모두 성탄절을 맞아 초갈등 사회를 화해 사회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1870년 프랑스와 독일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전쟁터에도 성탄절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군의 참호에서 한 병사가 총과 칼을 땅에 내려놓고서 아름다운 테너의 목소리로 ‘오 거룩한 밤’을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그러자 독일 군병의 참호에서도 한 군병이 총칼을 내던지고 두 팔을 넓게 벌리며 웅장한 바리톤의 음성으로 프랑스군의 찬양에 화답했습니다. 양쪽에서 두 명이 대표로 찬양을 하자 온 군병이 일어나 함께 크리스마스의 감격을 가지고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찬양을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마침내 휴전이 선포되고 종전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과연 아기 예수의 성탄의 사랑과 평화가 전쟁을 끝내고 대화해를 이룬 사건이었습니다. 우리 한국 사회에도 성탄절을 맞아 대화해의 역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나긴 코로나의 겨울 광야에서 외로운 상흔을 간직한 채 여전히 후유증을 겪고 있는 마음끼리 서로 위로하고 격려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상흔으로 아직도 분열되어 있는 마음들이 성탄의 사랑과 평화 안에서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일을 우리 한국 교회가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여야, 진보 보수 간의 대결 구도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종전이 되고 대화해의 역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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