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부흥, 더 큰 역사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아낌없이 던져야
얼마 전 섬기게 된 숭실대 교정을 둘러보며 벼락처럼 정신을 일깨우게 된 문구와 마주했습니다. ‘人無遠慮難成大業(인무원려난성대업)’ 숭실대 기독교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재 지정 보물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에 사형당하기 직전에 남긴 글입니다.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뜻인데, 사람이 설레지 않고 기대하지 않고 꿈꾸지 않으면 일을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안중근 의사는 이제 곧 다가올 죽음을 예감하였을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운명이 다가올 때 그것을 센스하는 영물적인 감각이 있지 않은가요! 임박한 죽음을 앞두면 대개는 자신을 추스르고 정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그는 죽음 앞에서도 여전히 나라의 미래를 사모하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을 민족에게 심기 위해 분초(分秒)의 생명을 남김없이 쏟았습니다.
반세기 전 사회가 어려웠을 때 부산 자갈치시장에 어김없이 울리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좁은 시장 골목을 누비며 고등어를 받아 “고등어 사이소” 외치며 장사하는 아낙네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의 환경을 보면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등어 좌판을 이고 골목을 다닌 분들 가운데 자녀를 대학에 진학시키고 사회적으로 훌륭한 사람으로 키운 어머니들이 적지 않습니다. ‘나는 못 했지만, 자식은 대학에 보내야지.’ ‘간난신고(庫難辛苦)는 내 대(代)에서 끝내고 자식은 제대로 교육시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도록 해야지’ 하는 어머니의 애절한 심정과 간절한 꿈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자녀 교육을 통해서 가계(家系)의 새로운 문을 열게 한 것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오직 민족의 열린 미래만을 꿈꾸었던 안중근 의사의 기개(氣槪)는 희망의 불씨가 되었고 자녀 하나 잘되는 것에 자신의 전부를 걸었던 어머니의 마음은 모든 장애물을 돌파했습니다. 이 땅에 사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의 꿈을 가지고, 누군가는 그 꿈을 위해 순교적인 간절함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얼마를 더 살고 싶은가요? 당신과 나에게는 얼마의 시간이 남았나요? 나라와 사회를 살리는 거룩한 소명과 한국 교회의 부흥을 완수하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아낌없이 부흥의 제단 위에 제물로 드리는 꿈과 비전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역사의 불청객인 길고도 깊은 코로나 팬데믹의 강을 지나왔습니다. 새로운 부흥, 더 큰 역사를 위해서 적당함은 우리 앞에 태산처럼 버티고 있는 어려움을 돌파할 수 없으며, 이제는 반드시 결실을 맺는 무한대의 탁월성이 요구됩니다.
성경 빌립보서 2장 17절 말씀이 우리에게 주시는 대답일 것입니다.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와 함께 기뻐하리라.”
사람에게는 진심(眞心)으로, 하나님께는 전심(全心)을 다해 이루는 역사, 구주 강생의 기쁨이 가득한 설렘 가운데 가지는 성탄의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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