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눈길서 달려본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수도권에 제법 많은 눈이 내린 지난 21일. 새벽부터 흩날린 눈발에 도로 위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었다.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자 눈이 녹아 빙판길은 면했지만 노면이 젖어 미끄럽기는 매한가지였다.
녹록잖은 도로 여건. 서울 용산구 한 쇼핑몰에서 지프의 '올 뉴 그랜드 체로키'를 만났다.
눈이 내린 날에는 운전을 피해왔던 터라 시승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지프 측은 안전 운전을 당부하면서도 눈길 주행이 오히려 특별한 시승 기회라고 했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지프의 플래그십 SUV이지만, 실내 공간은 가족 단위 고객에게 다소 넉넉해 보이지 않았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레그룸(앞 좌석 끝과 뒷좌석 끝 간격)이 좁아 다리가 불편했다.
최근 출시된 차들은 센터 디스플레이에 히터와 에어컨 등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해 외부의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는 추세지만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히터, 에어컨, 시트통풍 등의 외부 버튼이 중앙에 별도로 배치돼 깔끔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먼저 하이브리드 차량인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를 타고 올림픽대로를 지나 경기도 광주의 한 카페까지 45㎞ 운전했다.
겨울용 타이어가 아닌 일반 타이어가 장착됐지만 미끄러운 눈길에서도 만족할 만한 제동력과 가속력을 보여줬다.
사륜구동에 적절한 구동력 배분으로 도로에 차가 붙어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급정지 상황에서도 차량 밀림 현상은 크지 않았다.
룸미러에는 카메라로 촬영한 후방 영상이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거울보다 더 넓은 시야각을 통해 후방 상황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정지 상태에서 룸미러에 눈의 초점을 두고 응시하면 선명하게 후방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행 중 힐끗힐끗 룸미러를 확인할 때는 거울로 비치는 모습의 잔상이 영상과 겹쳐져 오히려 불편했다.
전기 모터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출발 때부터 전기 모드로 주행을 했다. 4xe는 하이브리드, 전기, e세이브 등 3가지 모드를 선택해 주행할 수 있다.
23.5㎞를 주행했을 때 배터리 잔량이 0%가 되면서 전기 모드가 종료됐다. 공식 인증 기준으로 4xe는 1회 충전 시 순수 전기로만 33㎞를 주행할 수 있지만, 추운 날씨에 히터를 작동하다 보니 배터리가 순식간에 소모됐다.
지프 관계자는 "히터를 엔진이 아닌 전기 모터로만 작동할 경우 에너지 소비가 클 수밖에 없다"며 "일반적인 주행 때는 공식 인증보다 더 긴 거리를 전기 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구간을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 후 목적지에 도착하니 연비는 12.8㎞/L가 나왔다.
한시간 가량 주행을 마쳤는데 허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오프로드와 온로드 주행에 모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차량이다 보니 딱딱한 승차감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50㎞ 국도 구간은 가솔린 2열 모델 올 뉴 그랜드 체로키로 주행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엔진음이 더 크게 들려 정숙성은 다소 떨어졌다.
도로는 서울보다 눈이 더 쌓여 있었고, 산길이라 코너와 오르막·내리막 구간이 많았다.
정지상태에서 미끄러운 내리막과 오르막길을 출발할 때 차량이 앞뒤로 밀리지 않고 바로 출발했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오프로더답게 경사로 밀림 방지(HSA) 시스템이 탑재됐다. HSA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자동으로 짧은 시간 브레이크를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주행 상황에 따라 차체 높이와 핸들링, 액셀링을 조절하는 기능도 눈에 띄었다.
SNOW 모드로 주행하니 가속 페달을 더 오래, 깊게 밟아야 속도가 붙었고 핸들링도 무거워졌다. SPORT 모드일 때는 차체가 낮아지면서 가속페달도 가벼워지고 엔진음도 더 크게 들렸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승차감과 정숙성보다는 오프로드와 온로드에서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장점으로 내세운 SUV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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