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무산 위기 ‘디벗’ 두고 “예산낭비” vs “안착 시간 걸려”
“활용도 떨어져…예산 낭비” 비판에
“안착할 때까지 시간 걸릴 뿐” 반론도
중교생 디벗은 계속…외부 협업으로 콘텐츠 확대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스마트 디바이스(태블릿PC) 보급 사업인 ‘디벗’이 예산 문제에 봉착하면서 실효성 떨어지는 예산 낭비였다는 비판론과 안착에 시간이 걸릴 뿐이라는 옹호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디벗은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중학교 1학년부터 시작한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 사업이다. 학생들에게 스마트 디바이스와 전용 계정을 부여하고, 이를 중학교 졸업까지 3년여간 수업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과제 수행과 제출도 스마트 디바이스 기반으로 하고, 전자칠판과 연계해 학습활동을 지원하는 것까지 구상해왔다.
내년에는 고교 1학년생에게도 이를 보급하려던 계획이었지만, 서울시의회에서 디벗 예산 923억원을 삭감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은 학생들이 유해콘텐츠에 노출되거나 디지털 기기를 지나치게 많이 접하게 되는 등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디벗 예산에 제동을 걸었다.
디벗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비판론은 크게 실효성이 없다는 것과 학생들이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고 적정하게 사용하도록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효성 논란은 기기 자체의 용량이 작거나 너무 느려 실제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부터 나온다. 기기는 학교별로 운영체제(OS)를 택하면 서울시교육청에서 이에 맞는 기기를 공동구매해 학교에 전달하는 식으로 정해진다. 이 와중에 일부 기기가 높아진 교육 수요자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콘텐츠 부족 등으로 인해 기대했던 학습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EBS온라인 클래스나 서울시교육청에서 제공하는 ‘뉴쌤’ 등의 플랫폼이 있지만, 디벗 기반으로 수업을 하려면 결국 교사들이 콘텐츠를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역할까지 기대하기 어려워, 제대로 활용이 안된다는 것이다.
관리가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학생들이 유해 사이트에 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단 조치를 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를 뚫는 방법을 공유해가며 게임 등을 제한없이 접한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가뜩이나 게임, 유튜브를 달고 사는 아이들인데, 제대로 관리할 방안도 없이 덜컥 기기부터 쥐어줬다”며 “유해사이트 막는 관리 프로그램이 깔렸다고 하지만, 반에서 한 명만 이를 뚫어도 결국 전교생이 다 알게 되는 셈”이라 전했다.
반면 정책이 현장에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 “디벗 들고 다니며 집에서 오랫동안 게임하는게 문제라면 학교에서만 쓰게 하면 될 일”이라며 “작은 부작용을 문제삼아 정책 전부가 효과 없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고 전했다. 다른 교사 역시 “컴퓨터 교육을 할 때에도 애들이 몰래 게임만 한다, 기껏해야 타자 연습만 한다며 비판이 나왔지만 지금은 기본이자 꼭 필요한 교육이 됐다”며 “시대의 흐름을 보면 스마트 기기 기반 교육도 필요한 것”이라 반박했다.
‘무상’이란 용어에 매몰돼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길호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장은 “현대 사회에서 여러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디지털화 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을 진행해나간다면 필요한 준비물은 당연히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라 전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콘텐츠 부족 지적에 대해 “사교육 업체의 스마트 디바이스 프로그램과 디벗의 경우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흔히 교육에 쓰는 스마트 디바이스라면 사교육 업체의 경우를 떠올리는데, 이는 개인별 학습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디벗은 학교 수업에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향후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뉴쌤’ 플랫폼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놨다. 지난 18일에는 서울대 사범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구글코리아, 천재교과서 등 8개 기관과 협업을 맺고, 뉴쌤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업을 위한 콘텐츠와 수업 도구 등을 연계하기로 했다.
고교 1년생 대상 디벗 보급 사업 예산은 삭감됐지만, 현행 중학교 1학년 대상 디벗 사업은 지속된다. 교육청은 삭감된 예산에 대해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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