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위로와 따뜻함을 줄 수 있는 도서 전 연령층에서 인기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에서 다소 벗어나 엔데믹이라는 희망과 일상으로의 복귀가 본격화되며 그간 힘든 시간을 지낸 우리에게 책은 위로와 따뜻함을 건네기도 하고 삶의 지혜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예년과 다른 새로운 도서 트렌드가 형성되기도 했다. 예스24가 연령별로 베스트셀러 트렌드를 살펴봤다.
인생 영화나 드라마를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는 시대지만, 영화 포스터를 소장하듯 대본집이나 원작 도서를 굿즈처럼 소장하려는 열풍이 불고 있다.
이러한 열풍은 콘텐츠 소비가 활발한 20, 30대가 주도하고 있다. 예스24 집계 결과 올해 출간된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는 78종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많이 발행되었다. 판매 역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2년은 지난해 대비 약 138.97%의 높은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이 중 2030 독자들의 구매 비율이 58.7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0대가 구매한 2022년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 베스트셀러 1위는 'N차 관람' 열풍을 이끈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각본집 ‘헤어질 결심 각본’이 차지했다. 유행어로 등극한 명대사는 물론 영화에서는 삭제된 장면들까지 만날 수 있는 ‘헤어질 결심 각본’은 2022년 종합 베스트셀러 19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올 초 방영된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대본집인 ‘그해 우리는 2’, ‘그해 우리는 1’이 2위와 3위를 기록했으며, 웹드라마 '시맨틱 에러'의 ‘시맨틱 에러 포토에세이’와 ‘시맨틱 에러 대본집’이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으로 손꼽히며 개봉 후 입소문으로 역주행 중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원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6위를 기록했다.
30대가 구매한 2022년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 베스트셀러 1위 역시 ‘헤어질 결심 각본’이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20대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파친코 1, 2’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올해는 과학책에 대한 인기도 높았던 한 해였다. 특히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이 아닌, 따뜻한 문체로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감성 자연과학' 도서가 큰 사랑을 받았다. 그간 자연과학 도서의 주 독자층은 중장년층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젊은 층 사이에 입소문을 탄 도서들이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예스24 집계 결과 올해 출간된 자연과학 도서는 801종이며, 20대 구매 비율은 9.0%로 21년 대비 1.27%, 5년 전인 2018년 대비 2.73% 증가했다.
20대가 구매한 2022년 자연과학 도서 베스트셀러 1위는 과학 전문 기자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다. 과학서지만 삶의 질서와 철학 등이 결합돼 인문 에세이에 가깝고, 유명 '북튜버'의 추천이 더해져 젊은 독자층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자연과학 분야에서 올해 무려 41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유지했다.
경제 성장 제일주의를 부르짖던 시대에 태어난 5060세대는 급속한 사회변화를 겪은 우리나라 성장의 주역들이다. 현대사를 다룬 소설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감성에 젖을 수 있어 올해 소설/시/희곡 분야의 책을 많이 찾았다.
‘하얼빈’은 5060세대가 구매한 소설/시/희곡 도서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했다. 역사를 소재로 특유의 굵은 문체를 펼쳐 오랜 시간 남성들의 지지를 받아 온 김훈 작가의 탄탄한 남성 독자 팬덤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얼빈’은 2022년 종합 베스트셀러 6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 후 그를 추억하며 해방 이후 70년간의 현대사를 선 굵은 서사로 표현해 낸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중장년 남성층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5060세대가 구매한 소설/시/희곡 도서 베스트셀러 4위를 기록했다
고금리·고물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재테크 책 대신 자기계발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역성장했던 자기계발 분야는 올해 6.0%의 성장률로 반등했다. 특히 국내 경제 활동의 주축인 3040세대는 자력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체득하고 성공의 개념과 원리를 탐구할 수 있는 도서를 많이 찾았다.
2022년 종합 베스트셀러 2위인 ‘역행자’는 3040세대가 가장 많이 읽은 자기계발서다. 5월 출간된 ‘역행자’는 돈·시간·운명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인생 공략법이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7월 1주차부터 11월 4주차까지 22주 연속 자기계발 분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팬데믹과 경제 불황으로 지친 올해, 따뜻한 위로가 담긴 책이 연령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불편한 편의점’을 비롯해 17위를 차지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모두 위로형 도서로, 일상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정한 시선으로 그렸다. 같은 맥락의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역시 50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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