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해외로부터 받은 젖소, 네팔에 돌려준다
[앵커]
네팔 빈곤층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우리 젖소들이 전세기를 타고 떠났습니다.
1950~60년대 우리가 힘들던 시절 해외 원조로 목장을 일군 축산 농가들이 젖소들을 기부하면서 힘을 보탰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특수 제작된 우리에 실린 젖소들이 비행기로 하나 둘씩 옮겨집니다.
네 시간 반 비행 동안 먹을 사료 10톤과 온도·습도를 조절할 장비들도 함께 실렸습니다.
네팔로 가게 될 젖소 101마리 가운데 42마리가 먼저 떠났습니다.
네팔에선 50개 농가로 흩어져 우유를 만들어내고, 젖소 유전자 개량에도 쓰입니다.
구릉지가 많은 네팔은 목축업을 많이 해 GDP의 9%가 낙농업이지만, 사육 기술이 떨어지고 품종의 한계로 마리당 우유 생산량이 우리의 10분의 1에도 못미칩니다.
소들은 후원금으로 절반, 나머지 절반은 낙농가들 기부로 마련됐습니다.
우리 역시 6·25 이후 미국에서 건너온 젖소 9백 마리가 축산업의 시작.
[당시 활동가 기록음성/1960년대 초 : "(한국은) 전쟁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서 위대한 희망을 봤습니다. 전 세계는 한국의 아이들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당시 소 두 마리를 받아 수백 마리 규모 목장을 일군 이재복 씨와 대를 이은 3세 목장주 등, 해외 원조를 받았던 농가들이 젖소들을 선뜻 기증했습니다.
[이혜원/헤퍼코리아(민간 국제개발기구) 대표 : "다 목장에서 정말 자기 딸같이 길러주셨던 우리 아이들을 좀 보내주시는 거라서 정말 너무 감사하죠."]
살아있는 소가 해외로 나가는 건 처음 있는 일, 우크라이나 화물기 대여가 전쟁으로 무산되는 등 곡절도 있었지만 국내 항공사가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를 지원하며 일이 풀렸습니다.
[정황근/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우리 국격을 올리는 일이 되는 거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거죠."]
기적처럼 도움의 손길이 조금씩 모여 네팔에 값진 성탄절 선물이 됐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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