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짜리가 4억에 거래?”…전세보다 싼 매맷값에 주민 ‘술렁’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푸른마을인덕원대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5일 4억2000만원에 직거래됐다. 지난해 8월 신고가(12억4000만원) 대비 8억원 이상 빠졌고, 직전가(6억7000만원)와 비교하면 2억5000만원 하락했다.
심지어 전세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장 최근 발생한 동일 면적의 전세거래는 지난 16일 4억6000만원에 체결된 것이었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는 이 면적의 전세 시세가 3억8850만원부터 6억원까지로 형성돼 있다.
가격 방어에 실패한 곳은 이 단지뿐만이 아니다.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도 지난달 23일 10억8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6월 신고가(16억3000만원) 대비 5억5000만원 내렸다.
이 지역은 지난해 6월 GTX-C노선 정차역으로 지정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이에 일부 단지에서는 기존 아파트 이름에 인덕원을 추가하기도 했다. 인덕원이 서울 강남권으로의 이동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교통의 요지로 주목받으면서 자산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우려가 겹쳐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창동역~도봉산역 구간의 지하화 문제로 정부와 주민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완공 시점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현실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 지역은 지하철 4호선과 인접한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교통이 좋은 편이 아니라 GTX-C노선 개통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기대감이 컸다”며 “하지만 전국적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철도사업마저 계속 지체되면서 교통망 확충 계획이 발표되기 전 시세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직거래이고 시세 대비 몸값을 과하게 낮춰 매도한 만큼 특수관계인 간 거래일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증여세가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손해를 보고 파는 것보다는 증여를 선택해 절세 효과를 누리겠다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증여세는 시가와 거래가의 차이가 최대 30% 또는 3억원 이내일 경우에는 부과하지 않는다. 전세나 대출 등을 낀 부담부증여 시에는 채무금액을 제외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증여가액이 더 낮아져 자녀에게 유리하다. 채무승계에 대해서는 부모가 양도세를 납부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하락장을 기회로 양도의 탈을 쓴 증여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방이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최근 30일 체결된 거래 가운데 집값 하락률 상위 50건 28건(56%)이 직거래였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부터 이상 직거래를 중심으로 고강도 기획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신고된 전국 아파트 거래다. 국토부는 조사 과정에서 편법 증여·명의신탁 등 위법 의심행위를 포착할 경우 국세청·경찰청·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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