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 고르기 어려워” 대한항공 토미 감독의 행복한 고민

오해원 기자 2022. 12. 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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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늘 웃는 얼굴이다.

그러다 보니 토미 감독에겐 올 시즌 고민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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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인천=오해원 기자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늘 웃는 얼굴이다. 하지만 그의 미소 속엔 행복한 고민이 진하게 녹아있다.

대한항공은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고 V리그 남자부 선두를 질주했다. 13승 2패(승점 39)로 2위 현대캐피탈(10승 5패·승점 30)과 격차는 9점까지 벌어졌다. 여자부에서 연승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선두 현대건설(15승·승점 41)과 2위 흥국생명(12승 4패·승점 36)보다 격차가 크다.

토미 감독의 특징은 주전 선호도가 높다는 점이다. 세터 한선수와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곽승석, 미들 블로커 김규민, 김민재, 외국인 선수 링컨까지 탄탄한 구성으로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한다. KB손해보험과 3라운드에서 1, 2세트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으나 3세트는 25-12로 일방적인 경기 끝에 대한항공이 승리했다. 하지만 토미 감독은 주전급 선수를 막판까지 투입했다. 점수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지자 임동혁 등이 코트에 나서 주전 못지않은 뛰어난 경기력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세터 유광우,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 미들 블로커 조재영, 이수황 등 대한항공의 백업 선수들은 타 팀으로 가면 무조건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기량을 자랑한다.

그러다 보니 토미 감독에겐 올 시즌 고민이 추가됐다. 한국배구연맹이 올 시즌부터 국제대회의 기준에 맞춰 남자부부터 14인 경기 엔트리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링컨을 포함해 22명으로 선수 정원을 모두 채웠다. 이들 중 매 경기에 나설 14명을 선발하는 것은 가장 큰 고충이다. 여기에 토미 감독의 행복한 고민을 더 깊게 만든 요소가 추가됐다. 바로 체이서매치다.

체이서매치는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이 시작한 2군 경기다. 실전 감각이 부족한 선수들이 V리그 공식 경기가 끝난 뒤 같은 경기장에서 주, 부심의 주관 아래 치르는 비공식 경기다. 무엇보다 연습경기와 달리 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한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겐 의미가 남다르다. 대한항공은 지난 주말 현대캐피탈과 원정에서 처음 체이서매치를 소화했다.

이 경기엔 유광우와 이수황이 중심을 잡았고, 기존 경기에서는 원포인트 서버 등으로 제한적인 기회만 얻었던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 정한용, 임재영 등이 출전해 기대 이상의 출중한 기량을 뽐냈다.

토미 감독은 “체이서매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이 14인 엔트리에 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최적의 구성을 찾기 위한 고민이 크다. 그래도 이것이 나의 일”이라며 “우리 선수들은 기술 면에서 뛰어날 뿐 아니라 경기 흐름에 대한 이해도 높다. 코트 안에서 파이팅이 좋고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내 역할은 충분한 재능과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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