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학금지’ 발표, 논란 커지자 탈레반이 내놓은 황당 해명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2. 12. 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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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복장불량을 이유로 대학 교육을 금지시켰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여학생들의 대학 교육을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해 전 세계적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복장 불량 때문이라는 다소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

니다 모하마다 나딤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장관 대행은 22일(현지시간) 아프간 국영 RTA 방송에서 여대생들이 이슬람 복장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나딤 장관 대행은 또 남녀 학생들이 상호 접촉하는 문제 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복장과 관련 “그들은 히잡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여학생이 결혼식에 갈때나 입는 옷을 입고 등교했다”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는 지난 20일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여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탈레반 정권은 지난해 아프간을 장악할 당시만해도 여성과 성소수자들의 권리 보장을 약속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이다.

현재 아프간 여성은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며 남자 가족 없이는 여행도 할 수 없다.

여성의 대학교 교육 금지 조치가 발표되자 각 대학 정문에는 무장 경비가 등장했다. 이에 여대생들은 학교 정문에서 이번 조치에 항의하는 등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한 시위대 50여 명은 카불대학 밖에 모여 “교육은 우리의 권리다. 대학 문을 열어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당국의 결정에 반발했다.

아프간 동부 난가하르 대학에서도 항의 시위가 열렸다. 이 학교 의과대학 남학생들은 여학우들의 배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시험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 결정이 번복되지 않는다면 대가가 있을 것”이라면서 “오늘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동맹국과의 협력 아래 이를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요 7개국(G7)도 성명을 내고 “성차별은 비인도적인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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