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당첨됐는데 가족들이 말려요.” [매부리레터]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2. 12. 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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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폭락하고 이자는 오르고
당첨되도 기쁘지 않은 당첨자들
“위기는 기회일까? 위기는 위기일까”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한주형기자]
직장인 이모씨는 요즘 잠을 못자고 있다. 바로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때문이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청약 당첨. 이씨에게도 행운이 찾아왔다. 전용 59㎡ 타입에 가점 50점대로 당첨이 되었다. 50점대여서 청약 당첨은 마음을 접고 있었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둔촌주공이 당첨가점이 낮을 거라는 생각에 과감히 넣어 당첨 됐다.

그런데 웬걸. 기쁠줄 알았는데 청약홈에서 당첨을 확인하자마자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집값이 더 떨어진다는데 이게 잘하는 걸까” 게다가 당첨 소식을 알리자 가족들이 말리기 시작한다. 지방에 사는 이모까지 전화와서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주말내내 가족들의 만류를 듣다보니, ‘이게 정말 잘하는 걸까’ 걱정부터 든다. 금리는 오른다고 하고, 중도금 대출이며, 잔금 대출이며 새집 한번 살아보려다가 집이 파산할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여기서 당첨을 포기하면 재당첨제한 10년이다. 10년간 청약 통장을 못 쓴다. 이씨는 미칠 것 같다.

“둔촌주공 고 할까요? 스톱할까요?”

부자는 항상 위기때 나온다
요즘 분양가가 높고 집값 하락 분위기가 강하다보니 청약에 당첨되고도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설마 당첨되겠어’하는 생각으로 넣거나, 청약을 넣을때는 ‘무조건 당첨돼야지’하는 마음으로 넣었다가 덜컥 당첨된 후 주변의 우려를 듣고 마음을 바꾸게 되는 겁니다.

둔촌주공은 모집 인원수보다 초과로 인원을 모으며 청약이 마감됐습니다. 일부 타입은 예비당첨자 500%까지 모으지 못했습니다. 청약 당첨 가점 평균은 16개 주택형 중 13개에서 50점 이상이었습니다.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이다. 무주택 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을 따져 점수를 산출합니다.

보통 20점 이하는 경쟁력 없는 청약 통장이라고 보는데, 20점대도 소형평수는 당첨가능했습니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 59이상은 최소 50점은 돼야했습니다. 최고점은 77점으로 전용면적 59㎡A형에서 나왔고요. 84㎡C의 최고 가점이 76점으로 그다음 높았습니다. 최저 가점은 20점으로 소형 평수인 49㎡A형에서 나왔습니다.

관건은 실제 계약률입니다. 다음달 계약이 진행되는데 이때 계약포기자가 대거 발생하고 예비당첨자중에서도 계약자를 못찾으면 무순위 청약 ‘줍줍’으로 나오게 됩니다.

둔촌주공을 망설이는 이유는 가격입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3829만원으로, 59㎡의 최종 분양가는 9억~10억 원, 84㎡는 12억~13억 원 선입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가 15억7000만원에 매물로 나와있습니다. 분양가가 이미 시세랑 맞먹거나, 입주할때 시세보다 떨어질 거라는 우려입니다.

대출이자가 부담되면 갈아탈 수도 있는데 둔촌주공은 전매제한 8년에 의무 거주기간 2년입니다. “무조건 8년간 버틸수 있을까” 이 생각을 하면 자신이 없어서 포기를 하고 싶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전매제한과 실거주의무기간 완화는 바뀔 여지도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3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과도한 실거주 및 전매제한 규제를 지역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5년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고 나와있습니다. 소급 적용 여부는 미정이지만, 소급 적용된다면 둔촌주공 전매제한과 실거주의무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둔촌주공 당첨자들은 계약을 앞두고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이 아파트의 장점과 리스크를 철저히 분석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분위기에 휩쓸려 하락기때는 리스크가 더 크게보이고, 상승장때는 미래 전망이 더 좋아 보이기 마련입니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로버트 기요사키)에서 저자는 “시장은 호황과 불황을 오간다”며 위기때 부자가 탄생한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피닉스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달리던 시절 친구에게 집을 소개한 일화를 전합니다. 싼 가격에 집을 추천했지만 친구는 집에 돌아가서 갑자기 계약을 취소합니다.

“그는 그 집을 샀다는 이야기를 이웃 사람에게 했더니 별로 좋은 거래를 한 것 같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너무 비싸게 줬다는 것이다. 나는 리처드에게 그의 이웃이 투자가인지 물었다. 리처드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이후 피닉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서 몇년 뒤 그 작은 집의 임대료는 월 1000달러가 되었다. 그리고 집값은 9만5000달러로 상승했다.”

친구는 주변 이웃들의 부정적인 전망을 듣고 갑자기 마음을 바꿔 거래를 취소했습니다. 그러나 그 집은 부동산 회복기에 가격이 급상승했습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투자 기회는 왔다가 간다는 것이다. 시장은 호황과 불황을 오간다. 경제는 활발해졌다 침체된다. 세상은 항상 우리에게 날마다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그것들을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하지만 기회는 늘 여기에 있다. 세상이 변화할수록,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회는 더욱 더 자주 찾아올 것이며 당신과 당신의 가족이 재정적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집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일까요? 아니면 그저 위기일뿐일까요? 재테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메일 뉴스레터 매부리레터에서 확인하세요. 네이버에서 매부리레터를 검색하면 구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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