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형찬·김범석, 두 젊은 선수에게 거는 기대 [헐크의 일기]

[스포츠서울] 22일 제6회 이만수포수상 및 홈런상 시상식이 있었다. 엄형찬이 포수상을, 김범석이 홈런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잘해온 두 선수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유망주들이다.

올해 유난히 좋은 포수들이 많이 나왔다. 어제 포수상을 받은 엄형찬을 비롯해 김범석, 김동헌 그리고 김건희 등이 이번 포수상에서 끝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렸다.

포수상을 수상한 엄형찬은 고교포수로서 상당히 뛰어난 송구실력과 블로킹 그리고 무엇보다 기본기가 가장 뛰어났다. 엄형찬이 송구할 때 어깨의 구조를 따라 부드럽게 송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포수의 기본기를 잘 갖추었다는 생각을 했다. 3할이 넘는 타율도 수상자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성실하고 노력형이라는 팀 지도자의 평가도 좋았다. 미국 캔자스시티와 계약하며 내년부터 마이너리그 프로무대에서 뛰게 될 엄형찬이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미국프로야구에 샛별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특히 엄형찬은 아버지를 이은 프로야구 2세 선수기도 하다. 엄형찬의 부친인 경기상고 엄종수 배터리 코치 역시 포수 출신이다. 한화와 MLB 애틀랜타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선수로 뛰었다. 엄형찬은 지난 7월 캔자스시티와 계약하며 부자가 모두 포수로 미국 무대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엄형찬은 어린 시절부터 영어 공부를 즐기면서 꾸준하게 했다고 한다. 캔자스시티 유망주들과 교육리그를 치르며 생활 영어가 통하는 것도 확인했다. 빅리거의 꿈을 이루고자 미국프로야구 직행을 택한 엄형찬은 ‘어릴 때부터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교육리그에서도 선수들과 어느 정도 대화가 됐다”며 “내년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까지 준비를 열심히 하면 미국에서도 활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홈런상을 수상한 김범석은 일찍이 많은 프로구단에서 점찍어 놓은 대형 포수다. 이만수 홈런상 6번째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대형포수라며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까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선수다. 김범석의 타격하는 모습을 경기를 통해 몇 번 보았지만 요즈음 보기 드문 타격의 소질을 갖춘 유망한 선수로 지목을 받고 있다.

김범석이 타격만 좋은 것이 아니라 포수로서 이미 안정감을 갖고 있어 벌써부터 LG에서 김범석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한다. 또한 요즈음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이 그를 가리켜 미래에 LG 팬들에게 사랑 받는 스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범석은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서 나무 배트로 가장 많은 홈런 10개를 쳤다. 한국고교야구가 나무 배트를 사용한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한 시즌 동안 10홈런을 친 선수는 김범석이 유일하다. 솔직히 나보다 타격이 훨씬 좋은 선수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대형선수가 탄생한 것에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게 생각한다.

이 상을 수여하면서 두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야구선수로 훌륭하게 성공하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 우리 재단의 목표이기도 한 ‘야구로 좋은 세상을 꿈꾸는’ 선수들이 됐으면 하는 것이다.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쉽과 실력으로 국민들에게 사랑 받고 그 성원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멋진 선수들이 되어 주기를 부탁한다.

올해 유난히 코로나로 인해 여러가지로 많이 힘들고 바쁘신 중에 현장을 찾아 축하해주신 분들, 그리고 물심양면 재단을 위해 애쓴 엔젤스포츠 김귀호 대표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 멀리 부산에서 단숨에 올라온 조경원 단장 및 스태프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두 선수를 이 자리에 서기까지 뒷바라지를 아끼지 아니한 부모님들의 노고에도 큰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