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왕 유부초밥 4000만개 팔려” 코로나에도 매출 75%씩 성장, 정한석 올투딜리셔스 대표
판교 직장인 ‘소울 푸드’에서 백화점 식품관, 집밥으로
올해 연매출 350억 전망, 이중 100억은 온라인
올투딜리셔스는 판교 테크노밸리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대왕 유부초밥’으로 2014년 12월 시작해, 2022년 연매출 350억원(전망치)을 내는 식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고명을 잔뜩 얹은 대왕 유부초밥은 판교를 넘어 백화점 식품관으로, 냉동식품으로 만들어져 소비자들의 집으로 진출하며 영토를 넓혔다. 현재까지 4000만개가 팔렸다.
올투딜리셔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업이 몸살을 앓은 2020년 이후 오히려 성장했다. 최근 3년간 매출이 매년 75%씩 증가했다. 식당에서 팔던 대왕 유부초밥과 식빵, 베이글 등 베이커리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집밥 열풍’과 맞닿았다.
정한석 올투딜리셔스 대표를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하는 ‘2022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올투딜리셔스의 도제 냉동 대왕 유부초밥, 온베이글 대파 크림치즈는 베스트오브베스트, 예스어스 어스박스는 푸드테크부문 대상을 받았다.
직영점만 운영하던 정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유부빚는마을’이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내며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내년에는 해외 진출 계획도 세웠다. 최근에는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인 ‘어스박스’를 내놓았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 후 네이버, 이베이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거친 정 대표는 올투딜리셔스를 창업하기 전에는 요식업계와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지인들과 식음료(F&B) 컨설팅을 했고, 요식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KT&G, 배상면주가, BHC 등을 컨설팅했다.
올투딜리셔스의 대표 상품은 대왕 유부초밥이다. 2022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베스트 오브 2022′ 상을 수상한 ‘도제 냉동 대왕 유부초밥’은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간단하게 식당에서 먹는 것과 같은 맛을 낼 수 있는 냉동식품이다.
그는 “고객이 구매 후 여러 유통 단계를 거쳐 상품을 받았을 때 전자렌지에 데우든 에어프라이어에 데우든 매장에서 먹는 것과 같은 품질로 받아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급냉 포장을 통해 소스나 밥의 손상없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투딜리셔스의 올해 연매출은 35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도제 냉동 대왕 유부초밥과 같은 냉동식품, 빵류 등 온라인 제품 판매가 100억원 정도다.
정 대표는 “처음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때 매장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며 “전년인 2019년에 공격적인 매장 수 확장을 했는데 장사가 안 되니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한 방법은 매장 판매가 아닌 집에서도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온라인 판매 품목 확대 전략이었다.
대표상품인 유부초밥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원들과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거쳐 ‘도제 식빵’ 등 새로운 브랜드와 품목을 내놨다. 이를 컬리 등 이커머스에서 전력을 다해 판매했다.
올투딜리셔스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새롭게 출시한 브랜드들은 30~40%씩 매출이 늘며 두자릿수 성장을 했다. 정 대표는 “코로나19로 매장 매출이 뚝 떨어졌을 땐 죽을 맛이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였다”며 “올투딜리셔스가 유부초밥 하나만 파는 회사가 아닌 베이커리, 델리 등 멀티 브랜드를 갖춘 회사가 되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잘 팔리는 유부초밥만 잘 팔고 말자’는 생각에 멈추지 않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창업 이후 항상 매장에서 나는 수입을 재투자하면서 회사를 키웠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흑자 전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F&B 사업에서 매년 영업이익 40억~50억원을 내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푸드테크(음식과 기술의 결합) 등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투딜리셔스의 또 다른 히트 상품은 ‘인기가요 샌드위치’다.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3층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올투딜리셔스는 이곳에서 샌드위치를 판다.
정 대표는 “연예인들이 이 샌드위치를 즐기면서 꽤 화제가 됐었다”며 “인기가요 샌드위치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자 3500원짜리 샌드위치를 맛보기 위해 줄이 200m는 서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해외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정 대표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K팝 스타일의 매점을 내서 올투딜리셔스가 판매하는 제품을 포함해 다양한 물품을 파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며 “K푸드, K팝 전도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푸드테크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올투딜리셔스의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 구독 플랫폼 ‘예스어스’의 ‘어스박스(US BOX)’는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푸드테크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못난이 농산물 박스와 맞춤 레시피를 제공한다.
정 대표는 “요식업을 하다보니 버려지는 농산물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농산물 가운데 3분의 1은 제값을 못받고 폐기되고 있었다”며 “기존 제도 하에서 버려질만한 농산물을 구출해서 판매하는 플랫폼인 어스박스를 고도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