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KBL 최고 슈터인데…‘불꽃 슈터’의 겸손함 “계속 증명해야죠” [MK인터뷰]

“계속 증명해야 다른 사람들도 인정해주지 않을까요?”

고양 캐롯의 에이스 전성현은 2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3점슛 5개 포함 31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 93-72 승리를 이끌었다.

전성현은 경기 후 “어수선한 상황인데도 나오는 선수들마다 잘해줘서 고맙다. 이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더 살려서 다음에도 잘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1쿼터에만 무려 19점을 기록한 전성현이다. 이는 프로 데뷔 후 개인 단일쿼터 최다득점 기록이다. 야투 성공률도 무려 100%. 퍼펙트했던 전성현의 출발이었다.

전성현은 “요즘 (이)정현이가 안 좋다. 보통 후반에 득점을 집중하려고 하는데 그냥 맡겨둘 수는 없어서 처음부터 해보려고 마음먹었다. 운 좋게 슈팅 감각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단순히 공격력만 대단했던 것이 아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전성현은 이미 팀의 슈퍼스타급 슈터가 됐다. 상대 수비 5명의 시선을 사로잡는 선수다. 그로 인해 다른 선수들에게도 득점 기회가 간다”며 전성현이 가진 진정한 가치에 대해 극찬했다.

최현민의 4쿼터 4연속 3점포 역시 전성현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려웠다. 2번째 3점슛을 돕는 멋진 패스가 있었고 최현민도 “(전)성현이의 그 패스가 3점슛에 대한 자신감을 찾게 했다”고 밝혔다.

전성현은 “후반 들어 나와 (디드릭)로슨 쪽으로 수비가 몰리더라. 그때 (최)현민이 형 쪽이 완전히 비었다. 잘 넣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나는 4연속 3점슛을 넣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농구의 슈터 계보는 조성민 이후 주인공을 찾지 못했다. 이제는 전문 슈터라는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만큼 의미가 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성현은 조성민 이후 다음을 책임질 주인공이다. 그보다 더 나은 적임자가 없으며 문경은, 조성민 등과 비교해봐도 단기 퍼포먼스에선 전혀 밀리지 않는다. 특히 64경기 연속 3점슛 성공 기록은 유일무이하다.

전성현은 “슈팅할 때 여유가 있는 건 사실이다. 상대 수비가 붙어도 손이 보인다고 해야 할까. 슈팅 판단도 더 빠르게 할 수 있게 됐다. 또 올 시즌 내내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이 더 붙었다”며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취재진이 과거 3점슛 몰아주기 기록(문경은_22개/우지원_21개)에 대해 묻자 “만약에 밀어준다면 30개도 넣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전성현은 자신이 한국농구의 슈터 계보를 이을 주인공이라는 것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농구를 하면서 보고 배운 문경은, 조성민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만 가지고 있었다”며 “그분들과 비교했을 때 내가 어디까지 왔다는 것보다는 그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증명해야만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고양(경기)=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