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의 의인화 ‘치얼업’ 한지현 “긍정의 영향력을 퍼뜨리고 싶어요”[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2. 12.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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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도해이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현. 사진 샛별당엔터테인먼트



‘활력이 있다’ ‘생기가 있다’는 말을 사람으로 만들면 바로 배우 한지현이 아닐까. 밝다. 웃는다. 긍정적이다. 흥이 오른다. 이런 말들을 모두 뭉쳐서 만들어낸 사람이 한지현이지 싶다.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도해이 역을 연기한 한지현은 그런 사람이었다. 마음 안에서 용솟음쳐 오르는 긍정의 에너지로 자신을 물들이다 못해 주변사람들, 분위기까지 그렇게 만드는 사람. 이러한 에너지가 연기로 승화돼 악한 역할을 하면 세상 둘도 없는 악역이 되고, 발랄한 역할을 하면 그 에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올 것만 같다.

단 두 작품이지만 ‘펜트하우스’와 ‘치얼업’, 두 결과물을 통해 한지현은 대중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펜트하우스’ 헤라팰리스 아이들 중 가장 악독했던 주석경, ‘치얼업’ 속 긍정의 아이콘 도해이가 모두 한 몸에서 태어났다. 인터뷰 중 한지현도 시종일관 까르르 웃고, 큰 소리로 말하고,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생각했던 그 성격이었다.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도해이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현 출연장면. 사진 샛별당엔터테인먼트



“낙천적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어항을 그리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온 종이에 꽉 차는 바다처럼 어항을 그렸어요. 어릴 때부터 긍정이나 낙천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고, 그런 면은 지금도 늘 감사하는 부분입니다.”

도해이는 ‘치얼업’의 정서와 일맥상통하는 인물이었다. 연희대학교 신학과 신입생으로 아버지를 여읜 어려운 환경 탓에 실물경제에 눈이 밝다. 응원단의 폐부를 걱정한 배영웅(양동근)의 제안으로 사례비를 받고 입단한다. 하지만 그 안에 감춰졌던 젊음의 활기와 열정은 응원단과 함께 깨어나고 ‘단장선배’ 박정우(배인혁)와의 사랑을 통해 성큼성큼 성장한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무려 첫 주인공이었어요. 비중이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한 게 처음이었기에 ‘내가 이렇게 준비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고민하고 걱정했어요. 더 꼼꼼하게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습니다.”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도해이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현 출연장면. 사진 샛별당엔터테인먼트



다른 배우들이나 스태프의 말대로, 한지현은 촬영장의 카메라가 켜지고 꺼질 때를 분간할 수 없는 도해이 그 자체였다. 그가 있는 곳에는 늘 왁자지껄 수다가 따랐고, 웃음이 따라왔다. 응원단 군무 연습과 촬영을 병행해야 해 힘든 일정 속에서도 그는 활기를 잃지 않았다.

“원래도 유쾌한 성격이에요. 힘들어도 내색이 못하니까요. 찡찡대도 바뀌는 것은 없더라고요. 지금을 최대한 받아들이면서 즐겁게 지냈어요. 많은 동료, 선배 배우분들과 스태프 분들이 잘 해주셔서 더 기분 좋고, 밝게 촬영을 할 수 있었어요.”

도해이의 극 중 별명은 ‘삼다(三多)’. 많이 먹고, 많이 자고, 자주 화장실을 간다고 해서 붙었다. 그런 캐릭터 때문에 빵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크림빵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물려 음식을 먹고 토하러 간 적도 있었다. 그래서 스태프들은 그의 빵을 단팥빵 등으로 다양화시키는 해법을 내놨다. 극 중에서 삼각관계에 빠지고, 암에 걸린 어머니 앞에서 무너지는 등 다양한 감정을 연기해본 것도 소득이다.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도해이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현 출연장면. 사진 샛별당엔터테인먼트



“사실 저도 정우파였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선호에게도 관심을 주라’고 하시는 거예요. 선호(김현진)에게도 멋진 장면이 자주 나왔죠. 생각해보면 해이 혼자 잘 지내는 것도 좋은 결말인 것 같지만, 정우가 해이 때문에 칼에 찔리기도 했잖아요. 의리를 지켜야죠.(웃음)”

태어난 그대로 즐겁게 보낸 촬영장이었지만 연기의 희열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이 기쁨과 즐거움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 확신한 것. 그 누구보다 긴 연기생활을 하게 될 한지현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엄마인 장영남 선생님과의 장면이었는데 원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암이래…’라는 대사를 하면서 말이 안 나오고, 눈물이 앞서는 거였죠. 사람 한지현으로서의 감정이 캐릭터를 앞서는 경험을 했던 것은 큰 의미였어요. 그렇게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것은 처음이었죠.”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도해이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현. 사진 샛별당엔터테인먼트



한지현은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며 ‘긍정의 에너지’를 이야기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기를 꿈꾸던 시절부터 한지현의 목표는 긍정의 에너지를 연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일이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시대물, 범죄물, 공포물 등 하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모습을 지키며 살아가기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이 느낌을 가지고 가면서 꽃을 보고 ‘예쁘다’고 말할 수 있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삶을 안 좋게 생각하면 끝까지 그렇잖아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이 있다는 걸 알기에, 좀 더 세상을 좋게 바라보며 살고 싶어요. 저를 포함한 주변의 모든 분들이 긍정적인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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