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억만장자 “증시에서 매도 쪽으로 기울고 있다”
23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05% 하락한 3만3027.4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45% 떨어진 3822.39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18% 하락한 1만476.12에 마감했습니다.
[쏟아지는 월가의 경고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LLeOlzP92K0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진짜 침체가 오나’, ‘연준의 선수 교체’, ‘나이키 ‘깜짝’ 실적’을 꼽았습니다.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창립자는 22일 CNBC 인터뷰에서 “증시에서 매도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했는데, 이 발언은 최근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다른 경고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지난 21일 실적 발표를 하면서 “10여년 사이 가장 힘든 산업의 과잉 공급으로 인해 2023년에 수익성을 내기 어렵게 됐다”고 했습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메모리 공급이 너무 많은데 수요는 충분하지 않아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지난 몇 달간 수요가 극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방송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쏟아지는 월가의 경고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LLeOlzP92K0
◇ 진짜 침체가 오나
미 상무부는 이날 3분기(7~9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수정해서 확정 발표했습니다. 앞서 잠정치로 3분기에 미국 경제가 전기 대비 연율로 2.9% 성장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번에 나온 확정치는 3.2%로 더 높아졌습니다.
미국 경제는 1분기 -1.6%, 2분기 -0.6%로 역성장했지만, 3분기에 크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침체 우려는 어쩌면 ‘기우’였을지 모른다는 말이 나옵니다.
3분기 성장은 소비가 이끌었습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3분기에 2.3% 증가했습니다. 잠정치인 1.7% 증가에서 상향 수정됐습니다. 2분기에는 2% 증가했는데,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진 것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은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아직 실업률이 타격 받지 않는 등 고용 시장이 괜찮은 모습을 보이는 것과 연결이 됩니다.
앞서 발표된 콘퍼런스보드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8.3으로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둔화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내년의 침체 전망은 강해지고 있습니다. ‘진짜’ 침체가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부동산 시장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고, 테크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비도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의 12월 이코노미스트 대상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이 보는 내년의 경기 침체 확률은 70%까지 올라갔습니다. 지난 12~16일 38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입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하는 내년의 경기 침체 확률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입니다. 지난 6월만 해도 30% 쯤이었는데, 10월에 60%, 11월에 65%를 기록한 이후 이번에는 70%까지 올라간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하는 내년 성장률 전망의 평균은 0.3%에 불과합니다. 미 연준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에 내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1.2%에서 0.5%로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2분기에 -0.7%로 역성장을 전망했습니다. 1분기와 3분기엔 거의 제로(0) 성장에 가까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미국의 11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달보다 1% 떨어진 113.5를 기록했습니다. 경기선행지수는 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콘퍼런스보드의 아타만 오질디림 이사는 “고용시장, 제조업, 부동산 관련 지표가 모두 악화됐다”며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경제 활동의 모든 영역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내년 초 미국 경기 침체가 시작해 내년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나온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지난주에 21만6000명으로 전주보다 2000명 늘었습니다. 앞서 발표된 11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6% 감소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는 금융 시장에서 장단기 채권 금리가 역전되는 지표를 갖고도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3개월 국채 금리와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 경험적으로 6~17개월 후에 침체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 두 금리의 역전 현상은 10월 하순 이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지난 21일 실적 발표를 하면서 “10여년 사이에 가장 힘든 산업의 과잉 공급으로 인해 2023년에 수익성을 내기 어렵게 됐다”고 했습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메모리 공급이 너무 많고 수요가 충분하지 않아 재고가 쌓여 가격 결정력을 상실했다”며 “지난 몇 달간 수요가 극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력의 10%를 감축하는 등의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마이크론 주가는 3.4% 하락했습니다. 수요 부진 우려에 더해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주식 매각, 경영 소홀 가능성 등이 제기 되면서 테슬라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8.9% 급락했습니다.
유명 투자자들의 경고도 나옵니다. 이날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창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증시에서 매도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했는데, 이 발언은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내년의 경기 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 미국 경제가 1% 성장을 할 것이고 침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경기 침체 확률은 35% 쯤으로 다른 월가 기관들의 전망보다 낮게 보고 있습니다.
◇ 연준의 선수 교체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위원이 내년에 교체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성향이 비둘기파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좀 더 고용 악화나 경기 침체에 신경을 쓰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FOMC에서는 연준 이사 7명과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 5명이 투표권을 갖고 있습니다.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 중 연준 내 서열 3위로 불리는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항상 투표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연방준비은행은 12곳입니다. 때문에 나머지 11명의 지역연방은행 총재들은 4명씩 매년 돌아가면서 투표권을 행사합니다.
내년에는 교체 순서에 따라 올해 투표권을 행사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의 투표권을 사라집니다.
그런데 불러드, 메스터, 조지 총재는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고, 콜린스 총재는 비둘기파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연준 내 매파와 비둘기파는 향후 금리 경로를 두고 견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연준 내 비둘기파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잦아들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긴축으로 인한 일자리 손실은 줄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이제까지 금리 인상의 영향을 평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매파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한 조치를 지속해서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지만 고용 시장이 크게 둔화되지 않으면 3~4%의 높은 물가가 계속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금리를 더 높이고 장기간 높은 수준에서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1월말~2월초에 있는 다음 번 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을 두고 두 흐름이 대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둘기파는 0.25%포인트 인상이면 됐다고 보지만, 매파는 0.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년에 매파 성향 연준 위원들이 대거 FOMC에서 투표권을 놔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을 대신해서 투표권을 갖게 되는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오스탄 굴스비 신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굴스비 총재는 비둘기파로 분류됩니다. 하커, 로건 총재는 중도파로 분류됩니다. 카시카리 총재는 과거에는 비둘기파였지만 최근에는 강한 매파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FOMC 투표권을 가진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매파가 3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대신 비둘기파나 중도파가 늘어나게 되는 셈입니다.
FOMC 구성이 이렇게 변하면 연준 내에서 비둘기파의 목소리가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이끄는 동안 통화 정책 결정에 별다른 반대가 없었다는 걸 감안하면 연준 내 두 가지 흐름의 갈등이 크게 불거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또 현재로서는 매파와 비둘기파 모두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최우선이라고 보고 있고, 12월 FOMC 후 나온 점도표를 보면 연 5% 정도까지 최종 금리를 가져가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실제 경기 침체가 나타나면 두 흐름의 의견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 나이키 ‘깜짝’ 실적
스포츠화 세계 1위 기업 미국 나이키는 지난 20일 장 마감 후 2023년 2분기(나이키는 5월 결산법인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했고 주가는 21일 12% 상승했습니다. 22일에도 월가 증시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0.8%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최근 경기 침체,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이키가 차별화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지난 분기 매출이 133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 성장했는데 환율의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27% 성장한 수치입니다. 매출의 69%를 차지하는 스포츠화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고 지역별로는 미국 스포츠화 매출이 무려 39%를 성장하면서 강력한 브랜드와 수요를 증명했습니다. 중국시장에서도 코로나 봉쇄에도 불구하고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매출이 6% 성장했는데 이 또한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합니다. 나이키는 향후 수요에 대해서 자신감을 보이면 올해 매출 가이던스도 소폭 상향했습니다. 나이키는 경쟁사인 아디다스, 푸마와는 확연히 다른 실적을 기록했는데 스포화 시장점유율이 더욱 상승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나이키의 영업이익은 15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 증가했습니다.
나이키는 지난 분기 실적에 대해 나이키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증명된 것이며 소비자들의 수요가 견고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이키는 이런 브랜드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해서 르브론20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좋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고 나이키 전체 평균 판매 가격(Average Sales Price) 상승에 기여했습니다. 나이키의 핵심 제품 조던 브랜드 제품들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DTC(Direct to Consumer)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데 DTC 매출은 2022년 기준 전체 매출의 40%까지 비중이 상승했습니다. 나이키의 멤버십 회원수는 지난 분기 기준 1억6000만 명에 달하고 나이키는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통해 회원들의 충성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멤버십이 나이키의 온라인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들과 제휴를 통해 나이키 제품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고 매출 및 재고를 효율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나이키 전용 오프라인 매장 구매 고객의 50%도 나이키 멤버십 회원입니다. 나이키는 제품 디자인, 제조를 넘어 유통까지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CEO(최고경영자) 존 도나호는 2023년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격변의 시기일수록 강한 브랜드가 더욱 강해진다(In times of turbulence, strong brands can get stronger)”고 말하면서 지금이 나이키와 같은 강한 브랜드들에게는 더 좋은 기회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나이키와 같은 일류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과 사업전략을 통해 경쟁자들을 앞서갈 수 있을지 향후 실적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에서 다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높은 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내년에 실물 경제에서 나타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다만 침체의 깊이와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침체 가능성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연준 내 투표권을 가진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구성이 바뀌게 됩니다. 올해보다는 내년에 연준이 부드러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연준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증시가 어려운 시기에도 브랜드 파워와 가격 결정력을 가진 기업들은 주목해 볼만 합니다. 향후 주가 상승기를 대비해서 좋은 기업들을 고르는 선구안을 길러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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