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제임스 건과 세계관 재정비…추락 중인 마블 노린다 [무비노트]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감독 제임스 건이 피터 사프란과 함께 DC스튜디오의 수장이 된 이후 전면적인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원더우먼'과 '슈퍼맨' 프로젝트를 중단한 데 이어, 속편을 예고한 '블랙 아담'까지 무기한 보류시키며 망가져 있던 DC스튜디오를 제대로 뜯어고치고 있는 중이다.
DC코믹스는 미국 현지 내에서 마블코믹스에 비견되는 엄청난 팬층을 보유한 IP이지만, 유독 스크린에서만큼은 아쉬운 성적을 기록해왔다. 그런 DC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준 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였다. 흥행과 평가 면에서 모두 크게 성공하며 앞으로를 기대케 한 것. 하지만 작품 자체가 원작 DC코믹스와는 별개의 세계관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감독과 배우 역시 더 이상 배트맨 영화를 찍지 않겠다 밝히며 DC는 새 출발에 나서야 했다.
고민이 깊던 와중에 마블이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하며 DC는 급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DC는 '300'으로 유명했던 잭 스나이더 감독을 총괄자로 영입했지만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이탈하게 되며 예상치 못한 차질이 생기게 됐다. DC는 급히 '어벤져스' 조스 웨던 감독에게 '저스티스 리그' 연출을 맡겼지만 처참한 완성도로 거센 비판을 받았고, 그리고 이때부터 DC는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물론 모든 작품이 실패한 건 아니다. '원더우먼'과 '아쿠아맨'은 전 세계적으로 각각 8억2000만 달러, 11억48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흥행 수익을 올린 바 있고 혹평을 받은 '수어사이드 스쿼드' 조차 제작비의 6배에 달하는 7억4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무너진 세계관과 높은 진입 장벽이 문제였다. 아무리 성공적인 솔로 히어로 무비가 있었다 한들 세계관이 각기 따로 놀다 보니 마블의 '어벤져스'와 같은 팀웍 무비를 만들어낼 수 없었고, 일반적인 관객이라면 모를 마니아틱한 원작의 설정들까지 대거 집어넣으며 거리감을 형성한 것. 마블이 히어로의 인간다운 면모를 넣으며 공감을 이끌었던 전략과는 반대된다.
이는 곧바로 흥행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1편이 엄청난 인기를 끈 것과 달리 이후 속편들은 모두가 흥행 참패를 거뒀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 퀸(마고 로비)을 주인공을 내세운 '버즈 오브 프레이'부터 '원더우먼 1984'까지 모두 흥행 참패를 기록했고, 한국에서는 각각 60만도 안 되는 관객을 동원하며 조용히 극장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허탕만 치던 DC에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난공불락인 줄 알았던 마블이 '어벤져스: 엔드 게임' 이후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마블 작품의 평균 관객 수가 급감하고 있는 게 보였던 DC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DC는 먼저 DC필름스의 사명을 DC스튜디오로 변경한 뒤 제임스 건 감독과 제작자 피터 사프란을 공동 회장 겸 CEO로 앉혔다. 제임스 건 감독은 마블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대성공시킨 이력이 있고, 피터 사프란은 DC '샤잠!'을 통해 제작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특히 두 사람은 독창적인 세계관과 연출 감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11월 1일 업무를 시작한 이후 두 사람은 DC를 제대로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먼저 '원더우먼' 후속 프로젝트를 "현재 세우고 있는 계획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단했다. 2013년 '맨 오브 스틸'부터 줄곧 슈퍼맨으로 활약했으며 '블랙 아담'을 통해 복귀를 예고한 헨리 카빌의 출연도 무산됐다. 제임스 건은 트위터를 통해 직접 "피터 샤프란과 나는 새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고, 내년 초에 발표를 계획 중에 있다. 신작 리스트 중에는 '슈퍼맨'도 있다. 하지만 헨리 카빌이 연기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할리우드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드웨인 존슨 역시 '블랙 아담' 프로젝트의 보류 통보를 받았다. 드웨인 존슨은 헨리 카빌의 슈퍼맨 복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정도로 엄청난 입김을 지닌 배우이지만, 제임스 건의 뜻은 완고했다. 제임스 건은 '블랙 아담'이 현재 그리고 있는 그림의 첫 챕터를 담당하기엔 알맞지 않은 히어로라 판단, 제작 순서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어 그는 트위터를 통해 "드웨인 존슨과 만들어낼 앞으로가 기대된다"라고 덧붙이며 프로젝트는 밀리더라도 드웨인 존슨과의 동행은 지속될 것이라 알렸다.
제임스 건과 피터 사프란의 이런 공격적인 기획 행보는 DC가 얼마나 두 사람을 신뢰하고 힘을 보태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불과 서른다섯의 케빈 파이기를 사장 자리에 앉히고 무한한 신뢰를 보내줬던 마블스튜디오의 초창기 모습과 비슷하다. 때문에 DC의 팬들 역시 이들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 과연 제임스 건, 피터 사프란과 새출발에 나선 DC스튜디오가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임스 건 인스타그램, 영화 '원더우먼' '버즈 오브 프레이' '블랙 아담']
DC스튜디오 | 제임스 건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고은·손흥민 황당무계 열애설, 장희령 비공개 SNS서 시작 [종합]
- 광고계가 밝힌 프리지아 몸값…"부르는 게 값" vs "명품은 힘들어" [이슈&톡]
- 엑소 출신 크리스, 성폭행 혐의로 화학적 거세 당하나
- '스승인 동시에 경영진' 후크 이선희의 아이러니 [이슈&톡]
- 사랑‧일 동반자…현아‧던, 씁쓸한 회자정리 [이슈&톡]
- 민희진, 좌절된 어도어 대표직 복귀 '法 각하 이어 이사회 부결' [이슈&톡]
- 아일릿, 앨범 누적 판매량 100만장 돌파 "데뷔 7개월 만의 성과"
- '구탱이형' 故김주혁, 오늘(30일) 사망 7주기
- ‘전, 란’ 강동원은 왜 어색한 사극톤을 고집할까 [인터뷰]
- ‘대표 복귀 불발’ 민희진 측 “주주간계약 효력, 유효해” [공식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