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추락

김동희 기자 2022. 12. 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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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소위 '선망의 대상'이다.

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바로 전공의 모집현황이다.

가히 충격적이다.

대학병원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구하지 못해 곤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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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1팀 김동희 기자

대한민국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소위 '선망의 대상'이다. 그렇지만 어느 곳에서나 예외는 있는 법. 일부 과에 따라서는 전공의 '빈익부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바로 전공의 모집현황이다.

그중에서도 소아청소년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원자 0명. 가히 충격적이다. 소아청소년 진료체계가 벼랑 끝에 몰렸다는 것을 더 이상 엄살로 흘려 들을 수 없는 일들이 의료 현장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대전지역 소아의료가 무너지고 있다. 대학병원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구하지 못해 곤욕이다. 수련병원은 내년도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에 나섰으나 접수창구를 찾은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소아청소년과의 추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8년도 101.0%를 기록했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은 2019년 94.2%로 하락하더니 2020년 74.1%, 2021년 38.2%에서 2022년 28.1%까지 떨어졌다.

이미 대학병원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인력 공백으로 인한 위기를 맞고 있다. 전공의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36시간 연속근무를 해가면서 당직을 채우는 일도 다반사다.

환자들도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진료를 볼 의사가 없어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특히 분초를 다투는 응급환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이 극심해진 건 저수가·고강도 분야라는 인식이 팽배해진 탓이다. 과 특성상 낮은 의료수가로 '박리다매' 식 운영을 펼칠 수밖에 없는데, 저출생 현상으로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수익 구조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소아 환자의 진료는 까다롭기까지 하다.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라는 격언이 있다. 그렇지만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는 성인 환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결국 해답은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수가 현실화다. 추락하는 소아청소년과에 날개를 달아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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