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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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의 계절이 돌아왔다.
임박한 크리스마스뿐만이 아니라 신년 설도 1월에 자리잡아 유통업계는 이미 선물 마케팅이 뜨겁다.
경기가 불황이라지만 고가 선물도 눈에 띈다.
편의점 CU는 최고 7430만 원의 자동차 카니발 시리즈를 설 선물세트로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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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의 계절이 돌아왔다. 임박한 크리스마스뿐만이 아니라 신년 설도 1월에 자리잡아 유통업계는 이미 선물 마케팅이 뜨겁다. 경기가 불황이라지만 고가 선물도 눈에 띈다. 편의점 CU는 최고 7430만 원의 자동차 카니발 시리즈를 설 선물세트로 출시했다. 이마트24는 6000만 원에서 10만 원 빠지는 5990만 원짜리 3.27캐럿 다이아몬드를 선보였다. GS25는 계묘년을 맞아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황금토끼골드바를 내놓았다.
사전적 의미에서 선물은 '남에게 인사나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물건을 줌'이다. 선물이 꼭 물건의 형태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은 극심한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올해 최고의 선물이었을 터. 꺾이지 않는 마음을 보여준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도 천금보다 소중한 선물을 안겼다.
선물이 재산과 다른 점은 '이동성'에 있다. 재산은 축적되지만 선물은 움직인다. '증여론'을 쓴 프랑스 사회학자 마르셀 모스는 선물의 특징으로 주는 의무와 받는 의무, 그리고 보답의 의무로 규정했다. 보답이 선물을 준 사람에게로 향할 필요는 없다. 두 사람간의 선물은 직선이지만 선물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면 원이 된다. 선물의 원이 커질수록 그 사회의 호혜지수는 높아진다. 선물이 열 사람의 손을 거쳐 누군가에게 당도하면 그 사회의 GDP는 상승하지 않아도 행복도는 증가한다.
때로는 존재 자체가 선물이다. 나태주 시인은 '첫 선물'이라는 시에서 "너는 너 자신 그대로/ 나에게 보석이고/ 아름다움//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눈부심이며 어지러움// 하늘 나라 별이/ 길을 잃고 잠시/ 내 앞으로 왔나 보다"라고 노래했다.
올해가 다 가기 전 낙심한 사람에게는 응원의 토닥거림을,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이에게는 함께 어깨를 겯는 연대를 선물하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체슬라브 밀로즈의 말처럼 "이 가난하고 가난한 지구에는 선물밖에 없다." 그리고 더 이상 지상에서 선물을 할 수 없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8명의 명복을 빕니다.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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