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우크라 침공한 러 용병조직에 지난달 로켓·미사일 판매”
“전쟁 양상 바꿀 규모는 아니다”
“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 제기할 것”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고 있는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 그룹에 로켓과 미사일을 판매했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달 와그너 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말했지만, 북한이 인도한 무기의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북한이 전달한 무기의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 공급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정부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인도했다”면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북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인도를 북한은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무기 수출은 안보리 결의 1718호에 위반되는 행위다. 이 결의는 중화기나 미사일 등 무기와 관련 부품의 북한 수출입을 모두 금지했다. 이에 따라 안보리 결의 위반에 따른 대북 추가 제재 논의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별도 성명을 내고 “와그너의 북한 무기 구매는 북한에 금지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가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대줌으로써 한반도 불안정에 기여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무기 구매가 북한이 전례 없이 많은 탄도미사일 도발을 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단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향후 안보리 회의에서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무기와 탄약이 부족해진 러시아에 북한이 무기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지난달에는 북한이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것처럼 위장해 러시아에 상당량의 포탄을 공급한 정보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판매는 러시아 정부에 공급된 것은 아니라고 커비 조정관은 부연했다.
와그너 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수장으로 있는 용병회사로, 2014년 설립된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는 등 비공식적으로 활동해 왔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점점 더 와그너 그룹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러시아군 장교들이 와그너 그룹의 명령을 받을 때도 있다면서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군 및 다른 부처와 경쟁하는 권력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프리고진이 매달 1억달러가 넘는 돈을 써가며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지만,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감옥에서 죄수를 고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와그너 그룹이 현재 우크라이나에 계약직 1만명과 죄수 4만명 등 5만명을 배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은 전날 와그너 그룹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했으며, 향후 와그너그룹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커비 조정관은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크름반도 강제 병합 이후인 2017년 와그너 그룹을 무역 블랙리스트에 추가한 상태다.
와그너 그룹은 미국 정부의 발표를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성명을 통해 와그너 그룹이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했다는 미국 정부 발표에 “소문과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북한을 오랫동안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제공하지 않아 왔다”고 덧붙였다.
https://www.khan.co.kr/politics/north-korea/article/202212230714001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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