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경제] '엔데믹'인데..송년회에도 극장에도 '사람이 없다?'
[뉴스투데이]
◀ 앵커 ▶
화제의 경제 뉴스를 자세히 전해드리는 <신선한 경제> 시간입니다.
경제팀 노경진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 ▶
오늘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 기자 ▶
혹시 송년회 하셨나요?
◀ 앵커 ▶
좋아하진 않는데요. 조금씩. 예전보다는 아닌데 조금 하긴 하더라고요.
관련된 이야기인가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거리두기 조치가 완전히 해제되고 맞은 첫 연말이라 3년 만의 '대면 송년회'다, 연말 특수다 기대가 돼 왔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연말이 돼보니 예전 같은 송년회 분위기는 안 난다는 게 업계나 주변의 이야기입니다.
전경련이 최근 자영업자 5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70%가 작년보다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습니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고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면 자영업 매출이 예전으로 돌아갈 거라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겁니다.
◀ 앵커 ▶
이유가 조금 궁금한데, 이게 물가가 많이 올라서 그런겁니까?
◀ 기자 ▶
그렇습니다. 외식물가 상당하고 주머니는 얄팍해진 영향이 분명히 있을 거고요.
또, 회식처럼 여럿이 어울려 먹고 마시는 모임 문화 자체가 몇년 새 우리 일상에서 많이 사라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제가 그래서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돌려봤더니요, SNS 상에 송년회랑 같이 많이 언급된 단어 중에 '점심' 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저녁' 언급량의 3분의 2에 달했습니다.
최근 몇년새 직장 회식을 점심에 하는 흐름이 생겼는데, 송년회도 점심에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겁니다.
송년회를 점심에 하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송년회 마치고 다시 일해야 되니까 술 거의 안마실테고요.
점심시간은 한 시간 가량으로 한정돼있으니까 음식도 많이 못먹을 겁니다.
2차 같은 거는 애초 있을 수도 없습니다.
그만큼 식당 매출이 안오른 다는 거죠.
재밌는 내용이 또 있는데요.
12월 1주차부터 4주차까지를 죽 놓고 봤더니 송년회 연관어에 처음엔 '회사'의 순위가 높았는데, '집' 의 순위가 빠르게 오르더니 '회사'를 제치고 3위에 올랐습니다.
즉, 송년회를 집에서 하시는 분들 많다는 거죠.
코로나 때 유행이 거세진 이른바 '홈파티' 문화가 3년 만에 대면송년회가 가능해진 지금도 대세라는 겁니다.
요즘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 홈파티 관련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연말특수는 이 분야가 톡톡이 누리고 있습니다.
◀ 앵커 ▶
코로나로 좀 문화가 바뀌었었는데 이게 거의 굳어진 느낌이에요?
◀ 기자 ▶
그런 분야가 여럿 있는데요.
대표적인 게 극장가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사실상 끝나면서 극장가는 다시 훈풍이 불 거라 기대했지만 실제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금 초대형 블록버스터 아바타2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극장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 흥행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개봉 첫주 주말 월가가 기대한 기대수입은 1억7천5백만 달러였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1억3천4백만달러에 그쳤습니다.
결국 배급사 디즈니의 주가도 뚝 떨어졌습니다.
주말을 지난 월요일인 19일, 전 거래일보다 4.7% 떨어진 거에요.
국내 아바타 2 흥행세도 기대보단 더뎌서 같은날 국내 관련주가도 하락세였습니다.
국내 극장가가 예상 밖 부진을 겪는 건 올 한 해 내내였습니다.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영화관을 찾은 관객수는 1억5백만명 정돈데요.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두 배 가까이로 늘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보면 47% 수준에 머무른 겁니다.
절반도 돌아오지 못한 거에요.
◀ 앵커 ▶
저는 좋았던 영화가 많았는데, 이게 영화때문만은 아닌거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코로나 시기 개봉을 미뤄왔던 대작들이 일제히 개봉했었고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결심' 처럼 국제영화제 수상작들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영화 탓이라기보다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 완전히 바뀐 게 극장가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
즉,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극장이 아닌 집에서 감상하는 게 더 익숙해졌다는 거죠.
극장가가 차지하는 콘텐츠 시장의 파이 자체가 작아진 겁니다.
영화계에선 이미 이렇게 줄어든 관객수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고 개봉 전략을 짜거나 손익분기점 등을 계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 평일 영화표 값이 1만4천원이거든요. 많이 올랐습니다.
관객들 입맛이 더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는 분위깁니다.
◀ 앵커 ▶
네,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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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진 기자(jean2003@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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