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소환 통보에 “원래 세상 바꾸려면 다리에 흙 묻지 않나”

강릉 찾아 “속 타들어갈 것이다? 전혀 타들어가지 않아. 제거당하지 않기 위해 깨끗하게 최선 다해”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찾아가는 국민보고회 강원 편 첫 번째 방문지인 강릉시 강릉과학산업진흥원 1층 대회의실에서 당원들 앞에서 정치 연설을 하고 있다. 이 대표의 강릉 방문은 대선 이후 처음이다. 강릉=뉴시스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최대한 사이다 맛을 잃지 않도록, 이재명다움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강원 강릉에서 진행된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국민보고회 강릉편에서 ‘청렴하다고 하지 않아도 청렴한 것은 알고 있고 요즘 사이다 기운이 좀 빠졌는데 기죽지 말아라. 저희가 흔들린다’는 지지자의 발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제가 요새 ‘사이다 김이 빠졌다. 이재명다움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저도 일면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전에 벼룩처럼 너무 튄다고 지적받은 적이 있다. 벼룩이 안 튀면 보이지가 않는데 안 튈 수가 있냐”며 “벼룩이 자라서 언젠가는 강아지, 돼지, 송아지가 될 텐데 송아지가 돼서도 이렇게 뛰면 그걸 광우, ‘미친 소’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답답함을 조금은 이해하지만 책임이라는 것이 너무 커져서 이전에는 한 개인을 100% 책임지는 정치인이었다면 지금은 많은 의원이 있고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의 잇따른 수사를 겨냥한 듯 “원래 세상을 바꾸려면, 농사를 지으려면 손에 물이 묻고 다리에 흙이 묻지 않냐”며 “이건 본질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을 죽이기 위해 살을 쏘는데 잘 안 맞는다. 왜 안 맞냐면 생일을 잘 모른다”며 “문서상 이 날이 생일인지 아닌지 저도 잘 모른다. 아버지가 장 보러 가는 길에 ‘아마 그저께쯤 낳았을 걸’해서 제 생일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전혀 타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또 “성남시장이 된 후 가장 많이 싸운 것이 토건세력이다. 이 나라에서 돈 번 사람들은 다 땅 투기로 벌었다”며 “재벌 개인도 마찬가지다. 그 중 실력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한 분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불로소득으로 지금의 자리를 만들어온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걸 고치는 데 정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든지 되치기 당할 수 있고 모함·제거당할 수 있다”며 “제거당하지 않기 위해 깨끗하게 최선을 다했다. 수없이 압수수색, 조사를 당하고 가끔 국민이 진짜 조폭·패륜·나쁜 놈 아닐까 했지만 이 자리까지 돌아오지 않았냐”고 전했다.

그는 “겨울이 길어도 긴 겨울 동안 꽃눈이 준비되는 것이고 한겨울에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맑은 날 우산을 준비해야 비 오는 날 우산을 쓴다. 그게 바로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러분이 새로운 세상의 희망이고 과거로의 퇴행을 막는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이재명말고 우리나라의 민생과 미래를 지켜야 한다. 지킬 것은 이재명이 아니라 바로 이 나라와 국민”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