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우려 PF사업장 17조 원…집값 더 떨어지면 어쩌나?
[앵커]
요즘 집값 하락세 심상치 않죠?
집값이 더 떨어질 거란 전망에 사려는 사람이 줄다 보니 미분양 물량도 늘고 있는데요, 이러다 보니 사업성을 보고 돈을 많이 빌려준 금융사들은 괜찮을까 하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부실이 우려되는 대출이 17조 원이 넘는다는 한국은행의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보도에 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2,400가구 규모의 수도권 아파트 공사현장, 일반 청약자들을 위한 분양 물량 800여 가구 중 절반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파트값 하락세는 이어지는데 높게 정해진 분양가가 걸림돌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 "(인근 아파트에서) 16억 3천에 (실거래를) 했는데 오늘 보니까 10억 8천 나온 게 있더라고요. 5억 5천 떨어진 거예요. 매수자가 없어요. 더 내려갈 거다..."]
10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4만 7천여 가구로 올해 초의 배가 훨씬 넘습니다.
고물가 여파로 자재비와 인건비 등은 늘었는데, 수익을 낼 분양은 부진하니 사업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6월 기준으로 부실이 우려되는 사업장의 담보 대출 규모가 17조 원을 넘는 거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집값 하락세가 오랜 기간 이어지는 등 부동산 경기 부진이 심각해지고 레고랜드 사태 같은 돌발 변수가 불거질 경우입니다.
대출이 부실해지면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3년에 걸쳐 집값이 30% 떨어지는 최악의 경우 여러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기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최근엔 일부 대형 건설사들도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습니다.
[신용상/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 : "미분양이 증가하면 사업성이 낮은 비수도권과 수도권 외곽지역의 사업장에 자금을 대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캐피탈사, 지방 저축은행 등이 부실 위험이 커질 것으로..."]
특히 부동산 사업 대출을 담보로 발행된 증권의 만기가 내년 상반기에 몰려있는 만큼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한은은 조언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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