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찬성" vs "반대" 이유 들어보니

내년부터 성탄절(크리스마스), 석가탄신일(부처님오신날)이 대체공휴일 지정 대상이 될 경우 소비 진작 등 수 조원대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선 조업일수 감소, 휴일근로수당 등 인건비 증가 부담이 있는 만큼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석가탄신일(음력 4월 8일)과 성탄절(12월 25일)을 대체공휴일 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대체공휴일 추가 지정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시행령 개정 사안으로,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시행령이 정부의 계획대로 개정된다면 내년에 토요일인 석가탄신일(양력 5월27일)에 대해 다음 월요일(5월 29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된다. 내년 성탄절은 월요일이라 영향이 없다.

대체공휴일은 공휴일이 토요일,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 평일 중 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 2013년 관공서를 대상으로 처음 제도화됐다. 당시에는 설날 연휴, 추석 연휴, 어린이날(5월 5일)에 한정됐으나 지난해 8월 시행령 개정으로 삼일절(3월 1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이 추가 지정됐다.

정부는 대체공휴일 확대의 근거로 지역경제 등 경기 활성화를 꼽았다. 대체공휴일은 관공서는 물론 근로기준법상 △2020년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 △2021년 30인 이상 기업 △올해 5인 이상 30인 미만 기업에 보장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펴낸 '8.17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 제하 보고서에서 국민 1명이 대체공휴일 하루 동안 평균 8만3700원의 소비(전체 인구 절반인 2500만명·2조1000억원)를 하고, 이에 따른 생산 유발액이 4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소비지출에 따른 부가가치 유발액을 1조6300억원, 취업유발 인원을 3만6000명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기회복을 위해 임시공휴일 지정은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반대로 대체공휴일 확대가 경제에 부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13년 대체공휴일로 인한 연평균 공휴일 증가 일수를 약 3.3일로 잡고, 경제 손실이 32조원 규모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1일 기준 약 10조원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광공업 생산 차질 및 이에 따른 산업 연관 효과 28조1100억원 △휴일근로수당이 증가하는 기업의 부담 2조6500억원 △휴일근로수당 증가에 따른 평균임금·퇴직급여충당금 증가 등 부담 1조6500억원 등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 경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 진작 차원에서는 보탬이 될 것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 시간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 일부 어려움은 있겠다"면서 "정부가 대체공휴일을 신속히 확정 지어 가계·기업 등 민간 주체들이 (사업 운영 등을) 계획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대체공휴일 지정은 관계부처 간 협의 사안으로 국무회의 의결 등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크리스마스를 나흘 앞둔 21일 서울 남대문시장에 크리스마스용품 등이 진열돼 있다. 2022.12.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