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에이스도 이유있는 걱정, 이정현은 장차 '1옵션'이 될수있을까[스한 이슈人]

김성수 기자 2022. 12. 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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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팀 감독도 에이스도 이정현(23)을 걱정한다.

그리고 오리온 해체 후 재창단한 캐롯에서 프로 2년차를 맞이한 이정현은 오리온 주전 가드였던 이대성의 이적,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승기 감독의 중용으로 전성현과 함께 팀의 주축 슈팅가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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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소속팀 감독도 에이스도 이정현(23)을 걱정한다. 하지만 그 걱정의 원천은 기대다. 팀의 에이스로 성장할 재목을 깎는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양 캐롯 이정현. ⓒKBL

고양 캐롯은 22일 오후 7시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3라운드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93-72로 승리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정현은 팀에서 두 번째로 긴 36분 34초를 뛰며 12득점 6어시스트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그가 더욱 성장하기를 바라는 김승기 감독은 채찍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이정현이 적극적인 모습을 더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직 아쉽다. 정현이가 전반전에 조금만 더 해줬으면 더 이른 시간에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었다. 계속 채찍질을 해서 끌고 갈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정현은 에이스로 활약했던 연세대를 거쳐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고양 오리온에 입단한다. 이후 정규리그 52경기 동안 평균 9.7득점 2.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준수한 데뷔 시즌을 보낸다.

그리고 오리온 해체 후 재창단한 캐롯에서 프로 2년차를 맞이한 이정현은 오리온 주전 가드였던 이대성의 이적,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승기 감독의 중용으로 전성현과 함께 팀의 주축 슈팅가드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경기력이 좋지 않은 날에는 극심한 야투 난조와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는 단점도 존재했다. 이정현을 더욱 큰 선수로 키우고 싶은 김승기 감독은 이런 점을 용납할 수 없었다.

고양 캐롯 김승기 감독. ⓒKBL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부터 이정현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정현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 주길 바란다. 기복이 너무 심하다. 잘할 때는 공수가 완벽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판단력이 흐리다. 더욱 독기가 생겨야 한다. 안양 KGC 시절 가르쳤던 변준형은 근성과 투지가 대단했고 지금 보면 무섭다. 전성현도 독종이다. 반면 이정현은 파울 판정을 받았을 때 실제로는 파울이 아니어도 항의를 안 한다. 그래도 하나하나 알아가고 있다. 잘할 것이다.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더욱 키워야 한다. 질 듯한 경기에서 숨어버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승기 감독이 독종이라고 표현한 캐롯의 에이스 전성현은 이정현이 발전시켜야할 부분을 조금 다르게 봤다. 그는 "감독님은 정현이가 안 풀릴 때 숨는다고 하시지만 내가 봤을 때는 반대로 안 될 때 무리를 한다. 한 번 페이크를 주고 슛을 쏴도 된다고 조언하지만 아직 여유가 없는 듯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날 캐롯의 상대팀인 삼성의 사령탑이 이정현의 연세대 시절 은사인 은희석 감독이었다. 그렇다면 대학 시절 스승이 제자에 내리는 평가는 어땠을까.

은 감독은 "내 제자였지만 지금은 갖고 싶어도 못 갖는 선수다. 김승기 감독님이 함께 하면서 단점이 보이시는 듯하다. 정현이는 긍정적인 선수니까 잘 받아들일 것"이라며 "대학 시절 이정현이 넋을 놓는 경기는 딱 한 경기밖에 없었다"고 칭찬했다.

사실 호평이든 혹평이든 모두 이정현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다. 캐롯이 경기를 하면 항상 기자회견에서 언급되는 이름, 감독과 에이스의 냉철한 평가, 전 스승의 보증과도 같은 믿음. 이정현이 장차 에이스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반응들이다.

ⓒKBL

과연 이정현은 지금 캐롯의 전성현과 같은 팀의 '1옵션'이 될 수 있을까. 그를 향해 쏟아지는 평가는 향후 그의 행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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