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피셔 “고금리 시대 우량주 싸게 살 기회…새로운 상승장 이미 시작”
[Interview]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셔인베스트먼트 창업자 겸 회장 케네스 피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장기화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들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고금리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렸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나 미·중 갈등 같은 통제하기 힘든 정치적 변수가 여전히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어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고금리 시대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 가치 하락으로 투자자들에게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맞춘 새로운 재테크 대책은 더욱 절실해졌다. ‘이코노미조선’이 커버 스토리로 ‘고금리 시대 재테크’를 기획하고, 국내외 투자 전문가들의 조언을 담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금리 고점이 확인된 이후에야 비로소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공통된 견해를 보였다. [편집자주]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들의 대출 부담이 증가하고 도산하는 기업이 늘어난다. 기업 주가도 하락하게 된다. 고금리 시대가 좋은 기업의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인 이유다.”
케네스 피셔(Kenneth Fisher) 피셔인베스트먼트 창업자 겸 회장은 12월 1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고금리 시대 투자처로 주식을 주목하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피셔 회장은 1979년 설립한 피셔인베스트먼트를 수만 명의 고객을 두고, 2080억달러(약 270조원)를 굴리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로 성장시켰다. 피셔 회장은 저평가된 성장주를 찾는 방법인 ‘주가 매출 비율(PSR)’이라는 투자 지표를 개발했고, ‘투자의 배신’ ‘역발상 주식 투자’ 등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금리 시대 수익을 극대화할 투자법은.
”고금리 환경에서도 수익을 최대화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으로 주식을 보는 게 답이다. 금리가 높으면 우량주를 싸게 살 수 있다.”
채권이 안전한 투자 아닌가. 왜 주식 투자인가.
”채권 가격은 금리 움직임에 의해서 결정된다. 즉 가격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 주식보다는 적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는 반대로 움직이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냐가 중요하다. 물론, 단기적인 관점에서 채권은 주식에 비해 더 안정적이고 덜 유동적인 자산이다. 하지만 10년에서 20년 정도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주식은 지속적으로 더 높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높은 수익을 가능하게 해준다. 왜냐하면 주식 가격은 과학 기술의 발전이나 아마존과 메타(옛 페이스북)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해 세상을 변화시킨 기업들의 경이로운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미래 산업의 번영 가치를 주식 가격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은 이러한 잠재적인 영향을 포착해 가격에 반영하지만 채권은 그러지 못하고 금리 변동만 반영하게 된다. 그래서 채권 투자 수익의 고점은 더욱 기계적으로 작용하고 한계가 있다.”
어떤 주식 업종에 주목해야 하나.
”하락장에서 가장 많이 하락한 주식은 대부분 추후 펼쳐질 강세장(bull market)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기간 중 큰 상승을 이끈다. 대표적인 게 기술주다. 금리 인상 시기에는 기술주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사람들은 걱정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기술주는 금리 상승 이후에도 지속해서 성장해왔다. 오히려 고금리 시대에 가장 어려운 업종은 자동차나 주택 건설업처럼 상당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고, 영업 마진이 적은 분야였다.”
내년 금리 전망은.
”금리는 물가 상승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현재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앞으로 3~9개월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물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국제적으로 완화할 것이고 2023년에는 서서히 미국의 CPI를 낮출 것이다. (이는 금리 인상을 끝내게 해서) 주식과 채권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 주식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건가.
”주식 시장은 10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새로운 상승장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이 미국 대통령 임기가 3년째가 되는 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이후 미국 대통령 임기에서 3년째 되는 해에 주식 시장이 나빴던 적은 없었다. 2022년 주식 시장이 굉장히 힘들었지만 미국 중간 선거 이후를 주목한다. 미국 역사상 이 시기를 기점으로 9개월간은 높은 월평균 주식 투자 수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금은 낙관적이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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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솟구친 금리에 달라진 투자 패턴
①팬데믹·전쟁이 촉발한 ‘고물가·고금리’ 시대
②[Infographic] 고금리 시대 방황하는 투자자들
Part 2. 자산운용 전략 제언
③[Interview]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셔인베스트먼트 창업자 겸 회장 케네스 피셔
④[Interview] ‘워런 버핏의 위대한 부자 수업’ 저자 존 롱고 러트거즈대학 경영대 교수
⑤[Interview] 도리안 카렐 슈로더투자신탁운용 펀드 매니저
⑥[Interview]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⑦[Interview] 경제 전문 유튜버 겸 전업 투자자 전인구 전인구경제연구소장
⑧[Interview] 윤여삼 메리츠증권 채권파트장
⑨[Interview]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⑩고금리 시대 은행 재테크 전략
⑪[Interview] 왕현정 KB증권 절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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