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에 소환 통보… 민주, ‘사법리스크’에 뒤숭숭
지도부 ‘예견된 일’ 대응 논의
28일 광주 민생경청투어 예정
비명계 “소환응해 의혹 해소를”
與 “방탄국회 뒤에 숨지 말아야”
檢, 李 겨냥 다른 수사는
‘대장동 특혜’ 김용·정진상 기소
공소장에 李 81회 언급… ‘수사 암시’
쌍방울 비자금 李 변호사비 살펴
해외도피 김성태 前회장 귀국 촉각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야당 내부 분위기는 흉흉해졌다. 정점에 달한 ‘야당탄압’에 맞서 단일대오를 유지한 채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 대표 개인과 당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며 당내 갈등의 불씨가 커졌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소환통보가 ‘야당탄압’임을 부각하며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검찰의 소환통보가 사전협의 없는 일방적인 통보라고 언급하며 이 대표는 28일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소환통보 당일은 민주당이 진행 중인 민생경청 투어 광주광역시 일정이 예정돼 있다. 다만 검찰이 소환일을 변경하는 등 변수가 생길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표가 국회로 돌아오는 23일 지도부 차원에서 다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경찰의 팔을 비틀어 ‘죽은 사건’을 다시 살려내 마침내 이재명 대표 소환에 써먹고 있다”며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사상 유례없는 폭거”라고 규탄했다. 김 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중대 사안인데 사전 조율 한 번 없었다”며 “또 지금은 예산안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인데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것은 정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고 오로지 수사로 온 세상을 밀어붙이겠다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며 당마저 위협한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 대표 개인 리스크가 당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거대 의석의 방패막이 뒤에 잠시 몸을 숨겨볼 순 있어도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검찰 수사 과정상 필요시 피의자에게 소환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거짓의 선동으로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애초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성남FC인수 목적은 ‘정치적 이득’이지 않았는가. 불법적인 행정도 서슴지 않았던 결과가 부메랑이 돼 ‘사법리스크’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피의자 소환은 사필귀정으로 될 것”이라며 “지금은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 행보를 할 때가 아니라 ‘수사 속으로, 고백 투어’ 행보를 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설마 169석 호위무사 뒤에 숨어 스스로 ‘위리안치’하는 기상천외한 선택은 하지 않을 거로 본다”고 덧붙였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 통보를 하면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등 이 대표가 관여된 다른 수사들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수사에 착수한 만큼 조만간 이 대표 수사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는 크게 서울중앙지검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수원지검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등으로 나뉜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발생한 대장동 사건은 지난해 11월 ‘윗선’을 밝히지 못하고 ‘대장동 일당’ 기소를 끝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다 올해 하반기 검찰 정기 인사로 교체된 수사팀이 위례신도시 사건 수사에 착수한 뒤 지난 10월 출소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폭로를 시작으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검찰은 이 대표 부인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배모씨가 지난해 6월 이 대표 집에서 대선 경선 기간 현금 2억여원을 가져 나와 이 대표 계좌에 입금한 정황을 포착해 계좌추적에 착수했다. 이르면 내년 초쯤 이 대표 소환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향후 조사 대상자나 일정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때 쌍방울그룹이 거액의 변호사비를 대납해줬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재무담당 부회장 출신 한모씨 등 전·현직 임원 2명이 2018∼2019년 쌍방울의 200억원대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부당 거래에 관여하고 비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 비자금 중 일부가 이 대표의 변호사비로 흘러들어 갔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보완수사를 통해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성태 전 회장도 조만간 해외 도피를 마치고 귀국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지원·조병욱·박미영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