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민간 부채 3593조원… GDP의 224% ‘사상 최고치’

유지혜 2022. 12. 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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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국내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문의 빚이 3593조원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3.7%로 2분기(222.3%)보다 1.4%포인트 올라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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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2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
자영업자 대출 1000조원 넘어서
연 14.3% 급증세… 부실 위험 커져
주요국 긴축·레고랜드 사태 겹쳐
금융불안지수 두 달째 ‘위기’단계
대출자 5%, 집값 20% 떨어지면
집·자산 모두 팔아도 빚 못 갚아
올 3분기 국내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문의 빚이 3593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국내 경제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것이다. 취약계층·자영업자·한계기업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은 높은 증가율 속에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러다 보니 금융불안지수(FSI)가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위기’ 단계로 치솟았다.

◆명목 GDP의 224%에 달하는 민간신용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3.7%로 2분기(222.3%)보다 1.4%포인트 올라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GDP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한 분기 사이 105.7%에서 105.2%로 떨어졌지만, 기업신용의 GDP 대비 비율은 116.6%에서 118.5%로 급등했다. 금액으로 보면 3분기 기준 가계부채(1870조6000억원)와 기업부채(1722조9000억원)를 합한 규모는 359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자영업자대출은 지난 3분기 말 현재 1014조2000억원으로, 연 14.3%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또 기준금리가 지난 6월 말 수준보다 2.0%포인트 오를 경우 취약 가계·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각 1.7%포인트(5.6→7.3%), 3.6%포인트(5.7→9.3%)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이면서 저소득·저신용자를 말한다. 같은 가정하에서 한계기업의 부실 위험(1년 후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도 3.52%에서 3.75%로 0.23%포인트 올랐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불안지수 ‘위기’ 급등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FSI는 10월과 11월 각 23.6, 23.0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5.9, 2월 6.5였던 FSI는 3월 8.6으로 주의 단계(8 이상 22 미만)에 들어선 뒤 9월 19.7까지 꾸준히 오르다가 10월부터는 위기 단계(22 이상)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주요국 통화 긴축 강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우발적 신용 사건(레고랜드 사태 등)이 가세해 채권·단기자금 시장의 자금 중개 기능이 일부 제약됐다”며 “11월 들어 정부와 한은의 시장 안정화 조치 이후 금융불안지수가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집값 20% 하락 시 대출자 5%는 집 팔아도 빚 못 갚아

앞으로 집값이 20% 떨어지면 대출자 5%는 집과 자산을 모조리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의 부동산 관련 재무 건전성 분석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올해 6월 말보다 20% 떨어질 경우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초과),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자산대비부채비율·DTA 100% 초과) 고위험가구가 전체 대출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에서 4.9%로 뛰었다.

또 전세가격이 10%만 떨어져도 집주인 10명 중 1명은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대출을 받아야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이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 전세가격 하락 시나리오별 보증금 반환 능력을 점검한 결과, 보증금 10% 하락 시 집주인(전세임대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을 통해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11.2%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 대출이 필요했고, 3.7%는 금융자산 처분과 추가 대출로도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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