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금리 리스크 한숨 돌렸지만… 무이자 혜택은 계속 줄일 듯

이경탁 기자 2022. 12.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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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어려움을 겪었던 카드사들이 최근 채권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연초에 비해 여전히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오른 데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도 늘어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무이자 혜택 등은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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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어려움을 겪었던 카드사들이 최근 채권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연초에 비해 여전히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오른 데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도 늘어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무이자 혜택 등은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에서 고객들이 미국산 소고기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2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AA+ 등급 3년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는 지난 15일 6.18%로 올해 최고치를 찍은 뒤 이번 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여전채 금리는 5.69%로 15일보다 약 0.5%포인트(p) 내렸다.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주로 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수록 부담이 커진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 규모는 올해보다 20조원가량 늘어난 74조원에 이른다. 조달 비용이 금리 상승으로 인해 증가한 데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규모도 늘면서, 최근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내놨던 여러 소비자 혜택도 줄이는 추세다.

많은 카드사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5만원 이상 국세·지방세 납부 시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해왔지만, 최근 들어 하나카드 등 일부 카드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종료했다.

서울 명동의 한 카드 가맹점 입구에 각종 카드사 스티커가 붙어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지난달부터 대형 유통가맹점, 온라인 쇼핑몰 등과 제휴해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 단축했다. KB국민·현대·롯데·우리카드도 이달부터 무이자 할부 혜택 기간을 대폭 줄였다.

롯데카드는 KG이니시스 결제와 도서 구매 등에 따른 무이자 할부 혜택을 없앴고, 우리카드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관련 결제에 최대 12개월까지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를 2~3개월로 줄였다.

현대카드는 지난 8월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제공하기로 했던 가맹점 업종별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와 부분 무이자 할부 혜택의 종료 시점을 지난달 15일로 앞당겨 조기 종료했다. 가입자들이 현대자동차를 구매할 때 받았던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도 3개월로 축소됐다.

특히 삼성카드는 내년부터 프리미엄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리워즈’ 최대 무이자 할부 기간도 기존 4~6개월에서 1∼2개월 줄이기로 했다.

앞으로 여전채 금리가 하락해도 카드사들은 당분간 무이자 혜택 축소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전채 금리는 시장금리에 따라 바로 오르내리지만, 조달 금리 상승분은 대다수 카드사가 분기별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최근 여전채 금리가 5%대로 내려왔지만, 올 초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비용 부담이 크다고 설명한다.

한편 카드사들이 카드론 금리도 높이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84%로 집계됐다.

카드론 평균금리가 14%를 넘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달(13.92%)과 비교하면 0.92%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년 기준금리는 올해처럼 가파르게 오르진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부분의 카드사가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중점을 두는 경영전략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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