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KT CEO 선임…구현모 '자신감'에도 조직은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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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CEO 선임 과정에서 구 대표의 연임 도전, 이사회의 연임 적격 판정, 구 대표의 "복수 후보 심사" 역제안과 이사회의 수용 등 전례 없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KT 내부는 한층 어수선한 표정이다.
하지만 KT의 CEO 인선은 매번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거론됐던 만큼, 이른바 '친정권' 인사가 등판할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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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이사회가 복수 후보를 선정·압축하고 면접을 진행하는 등의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선임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새해 성장과 혁신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 차기 리더십의 혼란으로 조직개편과 인사마저 미뤄지면서 KT의 경쟁력 훼손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의 연말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예년에는 11월 중하순부터 늦어도 12월 초에는 새해 임원진 체계가 갖췄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이미 보름 넘도록 늦어진 형편이다.
실제로 구현모 대표 취임 첫해였던 2020년에는 12월 11일, 2년 차에 접어든 작년에는 11월 12일에 각각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신사업 최적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완료한 바 있다. 그러나 CEO 교체기에는 달랐다. KT는 2019년말에도 구현모 현 대표가 내정이 확정된 2020년 1월 중순에야 새로운 진용을 짤 수 있었다.
더욱이 이번 CEO 선임 과정에서 구 대표의 연임 도전, 이사회의 연임 적격 판정, 구 대표의 "복수 후보 심사" 역제안과 이사회의 수용 등 전례 없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KT 내부는 한층 어수선한 표정이다.
구 대표가 '경선'을 자처한 것은 단일 최대주주(10.35%)인 국민연금의 "소유분산기업의 합리적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소유분산기업은 명확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을 말한다. 주로 KT와 포스코, 주요 시중은행처럼 과거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들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배구조의 불안을 겪는 것도 공통점이다. 구 대표를 여권이 불편해한다는 분석이 뒤따르는 이유다.
구 대표의 최대 자산은 지난 3년간의 '경영성과'다.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통해 기업의 체질 변화 및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고, 주주가치 측면에서도 올 8월 시총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흠잡을 데 없다. 이미 한 차례 "연임 적격" 성적표를 받았던 만큼, 이사회가 '외풍(外風)'을 버텨준다면 경선에서도 구 대표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KT의 CEO 인선은 매번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거론됐던 만큼, 이른바 '친정권' 인사가 등판할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전직 KT 고위임원 또는 관료 출신의 인사들 다수가 경선 후보로 거론되는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 합류하거나 여권 고위층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도 다수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인사 및 조직개편이 차기 CEO 선임 이후로 밀리면서 일부에선 유력 주자에 대한 '줄 대기' 논란도 불거진다. KT 한 간부는 "구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던 이달 초까지만 해도 별다른 잡음이 없었지만, '대항마'로 여겨지는 올드보이(OB)들이 자천타천으로 등장하면서 드러내놓고 그들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등 분위기를 흐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새해 국내외 경제전망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이 같은 혼란이 계속되면 KT의 경쟁력에 치명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년 간 KT가 단순 통신기업에서 벗어나 AI(인공지능)·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환 사업은 물론 콘텐츠 분야까지 혁신 행보를 지속해 왔는데, 새해 계획표를 제 때 짜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경쟁사에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KT 관계자는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11월 말부터 12월초까지 인사 및 조직개편을 완료했는데, 우리만 한 달간 허송세월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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