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빌라왕 전세사기 지원 최선 다하겠다"에도…피해자들 반응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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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집주인이 10월부터 연락을 안 받더라고요. 대출 만기가 1월에 도래하는데 당장 돈을 못 갚아요. 믿을 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뿐인데 일단 들어봐야죠."
인천 남동구에 사는 임모씨(29·남)는 이른바 '빌라왕' 김모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보증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22일 국토부가 개최한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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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장관 등 연신 사과…피해자 100여명 참석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어쩐지 집주인이 10월부터 연락을 안 받더라고요. 대출 만기가 1월에 도래하는데 당장 돈을 못 갚아요. 믿을 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뿐인데 일단 들어봐야죠."
인천 남동구에 사는 임모씨(29·남)는 이른바 '빌라왕' 김모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보증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22일 국토부가 개최한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빌라왕' 김모씨는 수도권 일대에 1139채의 빌라를 갭 투자 형태로 사들인 인물로 지난 10월 사망했다. 김씨의 세입자 중 상당수는 HUG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자로 알려졌는데, 집주인 사망 시 세입자가 계약 해지 통보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보증보험 가입자들마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알려지면서 사건이 재조명됐다.
이날 정부는 법률·금융 지원, 반환 절차 효율화 등을 약속했지만 세입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현장에는 피해 세입자 100여명이 모였다. 세입자들은 곳곳에서 "질문 하나만 더 받아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국토부가 조사한 피해 현황에 따르면 △1억원 이하 54건 △1~2억원 191건 △2~3억원 181건 △3억원 초과 14건 등이다.
보증보험에 가입한 임차인은 614명이며, 그중 계약만료가 도래하지 않은 건수는 440건, 김씨가 사망 전 대위변제가 완료된 건은 139건, 대위변제 절차가 이미 착수했으나 미완료된 건이 35건이다.
국토부는 HUG 보증보험 가입자들에 대해 △법원·법무부 등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대위변제(보증기관에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회수하는 것)에 필요한 절차를 최대한 앞당길 것 △임차권 등기가 완료되기 전에 대위변제 심사를 먼저 진행해 소요 기간을 1~2개월 줄일 것 △은행 대상 전세자금대출 보증 연장을 통해 8개월(2개월+6개월) 대출 연장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사고를 미리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이미 벌어진 사건, 앞으로 벌어질 유사 사건에 대해 피해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최대한 가까이서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관의 사과와 지원 방안이 잇따라 발표된 후에도 세입자들은 정부를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피해자 카페 임원이라고 밝힌 배모씨는 "임차권 등기에 필요한 상속대위등기 비용으로 공시가의 2.96%가 드는데 어떤 사람은 1000만원까지 필요한 것으로 안다"며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꼬집었다.
설명회에 참석한 다른 세입자는 "대출을 연장해주겠다고 했는데 저와 같은 경우는 최근 대출금리가 2배 가까이 올랐다"며 "7%가 넘는 금리를 계속 부담해야 하는 거냐"고 따졌다.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임차인들은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빌라왕의 피해자 중 보증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525명으로, 전체 임차인 중 절반 가까이에 달한다.
국토부는 미가입자에 대해서는 △연 1%대 이율로 가구당 최대 1억6000만원 상당의 금융지원 △HUG 강제관리 주택과 LH매입임대주택 공실을 활용한 임시거처 마련 △전세피해지원센터를 확대해 무료 법률 상담과 금융 상담 및 법무부·법률구조공단을 통한 법률구조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추후 경매로 나온 집이 낙찰되지 않을 경우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온전히 보전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피해가 예상된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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