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머스크 손 다시잡은 미래에셋, 스페이스X 투자 반년만에 2배로

김평화 기자 2022. 12. 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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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캐피탈 펀드 만들어 930억원 투자확정…미국 법인 통해 추가투자 검토

미래에셋그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에 930억원을 추가 투자키로 했다. 지난 7월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약 반년만에 투자금액을 2배 가까이 늘린다.

23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스페이스X의 펀딩에 약 930억원을 투자하는 안건에 결의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글로벌섹터리더투자조합1호'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고, 미래에셋증권이 이중 885억원을 보태는 등 계열사들이 출자에 참여한다. 미래에셋 미국 현지 계열사 등이 추가투자를 검토중인데, 이를 확정하면 이번 투자금액은 8000만~1억달러 정도로 커질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비상장 주식인 스페이스X의 기존 주주들에게 보유주식을 유동화할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번 투자 라운드를 마련했다. 스페이스X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현금화하는 데도 사용된다. 1주당 가격은 77달러로 최근 투자 라운드 당시 70달러 대비 10% 높게 책정됐다. 이로써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1400억달러(약 182조원)로 매겨졌다.

미래에셋은 지난 7월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미래에셋 글로벌 스페이스 투자조합 1호' 펀드를 조성, 1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당시 스페이스X는 신주를 발행해 투자자들의 출자를 받았다. 당시 기업가치는 1250억달러(약 163조5000억원)로 평가받았다.

해당자금은 스페이스X의 우주로켓 개발, 위성인터넷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에 쓰이고 있다. 미래에셋은 스페이스X에 1억달러 이상 투자한 첫 국내 금융사다.

미래에셋은 머스크 CEO와 신뢰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미래에셋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할 때도 국내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3000억원 자금을 투자했다. 스페이스X 투자까지 올해에만 6000억원 안팎의 돈을 머스크 CEO에 투자한 것이다. 스페이스X 주가가 장외시장에서 반년 만에 10% 오르면서 미래에셋이 앞서 투자한 1억달러의 가치도 10% 오른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과 머스크가 투자를 주고 받으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좋은 투자성과가 이어진다면 향후 더 큰 규모의 투자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우주탐사를 위한 '스타십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주요 주주로는 머스크 CEO와 베일리 기퍼드, 알파벳, 세쿼이아캐피털 등이 있다.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은 2023년 최초로 민간인을 태우고 달 여행을 떠난다. 일본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가 후원하는 달 여행 프로젝트 '디어문'은 지난 9일 참여멤버 8인을 공개했다. 한국인 중 가수 '빅뱅' 멤버 탑(최승현)이 포함돼 화제가 됐다.
(로이터=뉴스1) 정윤미 기자 = K팝스타 빅뱅 탑(최승현·35)이 오는 2023년 스페이스X 로켓을 타고 세계적인 아티스트 8명과 함께 6일간 달나라 여행을 떠난다. 해당 경비는 일본 갑부 마에자와 유사쿠가 전액 지원한다. 마에자와는 9일 공식 홈페이지 '디어문 프로젝트'(deerMoon Project)에 자신과 함께 할 달나라 여행자 명단을 공개했다. 사진은 해당 홈페이지에 게재된 탑의 모습 2022.12.0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6000억원 오간 박현주-머스크 '투자궁합' #전기차 #우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머스크 CEO.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두 투자전문가의 '찰떡궁합'은 미래에셋이 머스크의 회사에 올 하반기에만 60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결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들을 손잡게 한 키워드는 '혁신'이다.

박 회장은 창업 초기 시절부터 '혁신'을 강조해왔다. 박 회장은 머스크가 혁신에 뛰어난 CEO라고 판단했다. 박 회장이 2015년 대우증권을 인수한 후 언론 인터뷰에서 추천한 기업 중 머스크 CEO의 테슬라가 있다. 당시 박 회장은 아마존, 텐센트와 함꼐 테슬라를 추천하며 "혁신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머스크 CEO는 기름이 아닌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완성차 산업 경험이 전무했지만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한 머스크 CEO를 '허풍'으로 본 사람도 많았지만, 그는 테슬라를 5000억달러(약 650조원) 짜리 회사로 키워냈다.

박 회장의 미래에셋은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팔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머스크 CEO와 '투자궁합'이 절묘하게 맞았던 셈이다.

머스크 CEO가 향하는 전기차 다음 정거장은 '우주'다. 머스크 CEO는 '인류의 화성 이주'를 꿈꾼다. 그 꿈을 실현시킬 기업이 스페이스X다. 현재 우주 산업은 과거 전기차 산업이 그랬던것처럼 막연하다. 지금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 투자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당장 수익을 보기는 힘들다. 늦어도 10년 안에는 우주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머스크 CEO의 '꿈'에 박 회장도 동의했다. 10년 전 '가능성'만 존재했던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게 현실이 된것처럼, 10년 후 스페이스X가 이끄는 우주산업이 돈을 불러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우주경제 시대가 온다. 우주 교통, 우주 기지, 통신라인 등 우주산업을 먼저 개척하기 위한 세계 강대국들과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우주여행은 물론, 탐사, 위성통신 등 '먹거리'가 풍부해서다.

미래에셋은 국내 최대 IB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자본력'을 경쟁력으로 삼아 다가올 우주경제 시대 '탑승권'을 샀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시가총액 550조원이 넘는 '초대기업'이지만 주가 변동성이 높다. 머스크 CEO는 최근 인수한 트위터에 대해 "미친듯이 비용을 절감해 재무를 개선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거침없는 성격을 가졌다. 그의 말 한마디, 그의 '기행'에 주가가 요동친다.

예측이 불가능한 '머스크 리스크' 탓에 보수적 투자자들은 머스크 CEO가 운영하는 회사에 투자하기를 주저한다. 미래에셋그룹 내부에서도 머스크 CEO를 반신반의하는 임원들이 있지만, 박 회장만큼은 머스크 CEO의 '사업가로서의 자질'을 높게 산다.

박 회장은 지난 7월 스페이스X에 대한 1차 투자 계획을 밝힌 후 "머스크 CEO의 다른 투자에도 동참할 수 있다"며 "다른 프로젝트를 발표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그 이후 트위터 인수에 3000억원을 보탰고 스페이스X에 추가투자를 실시했다. 올해 하반기에만 6000억원 가까운 돈을 맡기며 신뢰를 보여줬다.

스페이스X는 투자를 모으는게 어렵지 않다. 오히려 글로벌 큰손 투자자들이 돈을 맡기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사 중 스페이스X나 트위터에 큰돈을 투자한 곳은 미래에셋이 유일하다. '글로벌 초대형 IB'를 지향하는 미래에셋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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